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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방이나 지방 토착민들 중에 예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비록 중앙과 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그들 나름대로의 긍지와 자긍심으로 그 지방의 예술발전에 기여를 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시대가 이루어지면서 중앙에서 활동하는 많은 예술인들은 중앙의 활동을 접고 지방에 내려가 작품 활동을 전념하려 하고 이때를 맞추어 지자체에서는 예술인들을 자기 고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21세기는 문화예술의 세기라고 했던가?
한사람의 예술인이 그 지방의 이미지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것이 문화 컨텐츠 사업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금 10대들의 우상이라 하는 가수 보아를 보자.
보아는 한국연예계 뿐만 아니라 현해탄 건너 일본에서도 톱10에 드는 활동적인 가수이다.
이를 경제적인 가치로 따져 보면 보아의 2002년 수입이 1700억원이다.
대기업 1개 회사가 벌어들인 액수와 맞먹는 액수이다.

만약 지자체에서 가수 보아와 같은 예술인을 키운다면 그 지자체는 지방 세수에 대해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방으로 간 예술인들이 한결같이 애로점을 말하고 있다.
문제점은 지방으로 간 예술인들이 토착인들로 부터 많은 경계를 당하고 있다는 데 있다.
예총이 없는 지방에 중앙에서 활동하던 예술인들은 토착인들 중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교육하고, 또 전통예술인들은 전통예술을 전수 시켜 예총 회원자격을 얻도록 까지 해주면 그 다음부턴 중앙의 예술인을 적대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중앙에서 명성이 있는 사람인데 지방에 와서 받는 고충은 정말 어디 가서 하소연조차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용인에 있는 대학의 국악과 교수님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용인에 국악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용인에서 예술단을 사비로 만들어 공연 등을 해왔고 대학 졸업자들로
하여금 용인지역의 국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교육을 해주고 국악협회 자문위원까지 맡고 있다.

현재 국악협회 지부장은 국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람으로 정치적으로 자리를 이용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지부장에 대한 선거 때 국악인에게 지부장 자리를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이유로 몇몇이 서울 사람이 용인에 와서 활동한다고 제제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정악 현악기 최고 연주자요, 국립국악원 총무와 부 악장을 거친 국악계의 거물인 분을...... 오히려 용인에 그런 분들이 내려와 활동을 해주는 것을 감사 들여야 할 일인데, 용인 출생이 아니라는 이유 하나로 냉대한다면 용인의 예술 발전은 기대 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에 이주의 자유가 있다.
출생지가 아니면 그 지역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주민등록을 옮기고 그 지자체에 주민세를 내면 그 지방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도 그 지방에서 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술 활동에 제동을 건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2002년 6월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한국 대표팀의 감독 거스 히딩크를 명예 서울 시민권을 준적이 있다. 시민이란 그 시에 살면서 주민세를 내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대표를 4강에 올린 공로로 서울시에서는 명예시민으로 인증한 것이다.

그런데도 엄연히 주민등록을 옮겨 놓고 그 지역에서 살면서 주민세를 내고 있는 사람을 그 지역의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과연 누가 수긍하겠는가?

정치인들은 출생만 그 지역에서 하고 서울에서 학업을 마치고 서울에서 활동을 하다가 선거 때 그 지역 사람이라며 나타난다. 사실 출생지만 그 지자체 사람이지 그 지역에서 생활이나 학업의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지자체 사람으로 인정하면서 그 지역에서 뿌리를 박고 사는 사람은 그 지역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정말 우스운 일이 아닌가?

우리는 이러한 어리석은 생각을 깨어야 한다.
스스로 나보다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면 머리를 숙이고 배우기를 청할 줄 알아야 한다.
배우지도 잘 알지도 모르면서 무척이나 아는 것처럼 행세 한다면 스스로 하늘에 침을 뱉는 행위와 같은 꼴이다.

원불교 정전 사요 중에 지자본위 항목이 있다.
그 강령에 “지자는 우자를 가르치고 우자는 지자에게 배우는 것이 원칙적으로 당연한 일이니, 어떠한 처지에 있던지 배울 것을 구할 때에는 불합리한 차별제도에 끌릴 것이 아니라 오직 구하는 사람의 목적을 달하자는 것이니라.”

지지자본위의 조목
1. 솔성의 도와 인사의 덕행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2. 모든 정사를 하는 것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3. 생활에 대한 지식이 지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4. 학문과 기술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5. 기타 모든 상식이 자기 이상이 되고 보면 스승으로 알 것이요
이상의 모든 조목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근본적으로 차별 있게 할 것 이니라,
구하는 데에 있어서 하자는 것 이니라.

즉 지방의 예술인들은 그 지방에 찾아온 예술인들에게 적대감을 가질 것이 아니라 먼저 마음을 열고 그 지방의 특색들을 알려주고 예술로 승화 시킬 수 있도록 해주고, 배울 것이 있다면 스승으로 삼고 배우기를 청해야 한다.

또 중앙의 활동을 접고 지자체에 옮겨간 예술인들도 과거 중앙의 화려했던 때만 생각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여건이 부족한 지자체의 현실과 함께 지역의 문화 예술인들을 스스로 인정해주는 아량이 필요 한 것이다.

수많은 작가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감정은 작가들의 지나친 자존심인데 그 자존심을 굽히고 타협하는 자세도 필요 한 것이다. 사회는 나 혼자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어느 작가가 훌륭한 작품을 그렸다고 하자.
그 작품을 보고 작품으로 평가 해주는 사람도 필요 한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인정 해 줄때 그 사회는 밝은 사회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