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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정국이 혼란을 거듭하고 대통령은 대선자금의 내역을 발표 했지만 국민들 대다수는 신뢰보다는
허탈과 배반감마저 느끼는 시기이다. 민주정치를 한답시고 수억의 불법 정치자금을 모금하여 금권으로
물든 우리 정치 현실에 그 누구 한사람 책임이나 반성이 없이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누구 한사람 깨끗할 수 없는 부패와 금권의 시녀로 전락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법을 제정하고 법을 지키라는 것은 마치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기고 생선을 먹지 말라는 것과 같다.

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배워 왔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다만 힘없는 사람들만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 할 뿐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우리사회는 희망보다는 불안과 혼란속에서 살아 왔다.
국민의 힘으로 뽑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대도 무너진 지 오래이다.

외환 위기 때 보다도 더 나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기 보다는 나만 살면 된다는 집단이기주의와 그칠 줄 모르고 터지는 게이트, 한치 양보 없이 자당의 잇속을 위해 거수기로 전락한 정치인들의 행동 등은 국민들에게 더욱더 불안과 혼란을 부채질 하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사상계에서 펴낸 장준하선생의 1956년 2월에 쓴 글을 접하게 되었다.
6.25이후 혼란 했던 정치 현실과 40여년이 흘러 오늘날의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느끼었다.

그렇다면 1956년의 장준하선생의 글을 소개한다.
“우선 우리는 부패와 혼란의 소재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개탄과 비방을 일삼거나 나 자신에게는 부패가
깃들거나 혼란의 요인이 감도는 일이 없는지, 냉철한 비판이 있어야 할 줄 압니다.

부패와 혼란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각자의 내 마음속에 있는 것 입니다.
국민들의 위임을 맡은 공복으로서 공사를 처리하는데 황금과 정실을 위주하여 공정과 신속을 잃는다든지, 이 나라 백성으로서 권력이나 금력을 믿고 자제의 병역을 모면하기 위하여 혹은 해외로 도피시키고 훅은 금품으로 농락한다든지, 백성의 세금으로 마련된 의자에 앉은 자로서 역시 백성의 세금으로 사들인 차에 몸을 싣고 임심출세, 사리사욕, 구명 혹은 유흥을 위하여 동분서주 한다든지 하는 일이 있다면 이것이 곧 부패요 혼란의 요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같이 자기 한 개인의 부패에 대해 무지, 무기력으로 말미암아 나라의 기반이 흔들리고 백성의 생활이 위협 당한다면 이들의 죄야말로 가당천참(可當千斬)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먼저 며얼한 지성을 가다듬어 추상같이 자기를 비판하고 부패와 타협하거나 혼란에 휩쓸리지 않는, 진실로 부끄러움을 아는 자아를 굳게 세워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리들 각자가 자기에게 냉엄 한다면 조국의 내일은 가히 반석위에 놓일 수 있을 것 입니다.”..중략

“밝은 질서의 출발점” 이라는 제목의 사설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모든 것은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런데도 우리사회의 부패와 혼란의 요소는 4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하나도 변화 하지 않고 오히려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만연되고 있다.
그렇다면 부패와 혼란이 야기되는 이 사회를 어떻게 정화해야 하는 가?

첫째 사회운영의 시스템을 정비해야한다.
부정부패로 물든 국회의원들에게 새로운 법을 제정하고 그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그 법은 쓸모없는 법이 될 것이 뻔하다. 국민의 힘으로 기존의 정치인들을 물갈이하고 고위 저하를 막론하고 엄격한 법 집행을 하는 것이다.

둘째는 지킬 수 있는 법을 제정하자.
지키지 못하는 법을 제정하고 그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범법자만 양성한다.
그러므로 누구에게나 지킬 수 있는 법을 제정하고 지키기를 유도 한다.

셋째 사회활동을 통해 가드라인을 설치하고 이를 넘었을 때는 엄격한 법집행을 한다.
요즘 화장실 문화에서 보듯이 차례를 기다리는 가드라인을 놓고 나오는 순서대로 들어가는 시스템이다. 가드라인이 지켜지면서 화장실 문화가 변화 하듯이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가드라인을 설치한다.

그리고나서 지켜지지 않을 경우 엄격한 법 집행으로 이어진다면 그 법은 누구나 지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