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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산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붐비고 있다.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전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게 한 국적법 개정안이 4 일 국회를 통과한 이후 국적포기 신고 민원인들로 연일 북적이는 모습은 이 땅, 이 나라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서울 목동 국적업무출장소만 해도 하루 1∼2건 될까 말까 하던 국적포기 신고 건수가 이후 100건 안팎으로 폭증했다고 한다. 서울 이외에 부산, 광주, 대전 등 7개 지역 출입국사무소와 재외공관 에서도 국적포기 신고를 받고 있어, 실상은 더 참담할 것이다.

개정 국적법이 6월초 시행될 예정이고, 국적 포기 당사자의 95% 가 남성임을 감안하면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한 포기 사례가 대부분일 것임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고도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한국인이기를 포기하려는 이런 세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지난해 11월 서로 별개의 성격인 병역의무와 국적 문제를 어설프게 얽어 역은 개정 법안이 발의된 이후 이 같은 국적포기 신고사례 급증은 예고돼 오다시피 했다. 개정입법 과정이 보다 치밀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작지 않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군복무기간’이 한참공부 할 시기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자신이 누린 혜택이나 또 권리를 주장하면서 국가에 대한 의무는 이행하지 안겠다 는 것 과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의 정치나 공교육이 문제가 되기 때문으로 보여지만 깊은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양상을 볼 수 있다.

더 개탄스러운 것은 자녀의 국적포기를 신청하는 부모들 상당수가 미국 등 선진국에 유학한 교수나 상사 주재원, 외교관 등이라 는 사실이다. 해외에 단기 체류하면서 낳은 자녀의 한국 국적을 버리려는 민원인들 중에 이들 같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태반이라니, ‘가진 자의 도덕적 파탄’으로 규정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이다.

그들이 어떤 형태로든 누린 국가와 사회의 혜택은 일반 서민에 비할 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한국인으로 키우지 않겠다는 것은 다른 변명에 앞서 자녀에게조차 부끄러울 처신이다.

우리는 과거의 우리의 역사를 되 집어 볼 필요가 있다. 일제가압기에 조국을 위해 몸을 받쳤던 독립지사들은 고관대작 출신들 보다는 양민 나 천민들 출신이 더 많았다. 즉 나라로부터 해택을 받기보다는 착취의 대상이 되었던 사람들이 분연히 이어서서 나라를 찾겠다고 몸을 받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수립 후 각계요직은 독립을 위해 싸웠던 사람이 아닌 일제에 충성하면 자신들의 배를 채웠던 사람들이 독점했던 것이다. 나라로부터 가강 많은 해택을 받을 고위공무원. 자녀나 해외주재원자녀. 교수들의 자녀들이 국적을 포기한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기야 국적을 포기에도 이 땅 안에서 떵떵거리며 살고 있고 또 살수 있는 한국의 법률은 규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진 자의 횡포! 가진 자의 논리!
바로 대한민국의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의 논리이요, 그들의 생활 방식이다.
법은 모든 이에게 평등하다고 하지만 전혀 평등하지 않게 느끼는 국민대다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전에 의무를 먼저 실행하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
이 나라가 싫다고 떠나는 사람 잡을 수 없지만 단지 병역의 의무를 피하려는 사람은 철저히가려내어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또 정부는 이런 법률의 미비점 하루 빨리 보안해야 한다,
이것이 국민대다수의 생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