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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알 속에서 갓 깨어난 오리새끼를 제일 먼저 장난감 오리 옆에 놓았다가 어미 오리 옆으로 데려다 놓았더니 그 새끼오리만 끝까지 어미오리를 따라다닐 줄 모르고 장난감 오리하고만 어울리더라는 사실이다. 이토록 “처음 만남”의 중요성은 인간과 인간의 처음 만남도 똑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교육일선에서는 존듀이의 생활중심교육 ,브루노 학습중심 교육 등 왈가왈부 하던 방향이 너무나 길어 한 세대가 지난 오늘에 와서 예술의 조기교육, 영어 조기교육 등 붐을 이루고 있는데, 그러한 조기교육들이 무엇을 심어주느냐 보다는 어떻게 가르치느냐 또는 동기를 중요시하기보다는 결과에 치중하기 때문에 반 자연적인 방법만 되풀이되어 알맹이가 빠진 형태만의 기능 숙달이 될 뿐이다.

모든 열매가 알맹이 때문에 겉형태가 생기는 것이지 겉형태를 이루었다고 해서 알맹이가 꽉 차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만남에서부터 자신이 서 있는 근본 자리를 잃고, 맥이 끊기고 , 뿌리가 뽑히고 잘린 만남이고 보면, 그 결과는 장난감 오리와 처음 만났던 새끼오리와 같은 것이며, 수반에 꽂은 꽃이 한때만 화려하게 핀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린아이가 생존하려는 본능에서 배가 고프면 “맘마” “맘마” 하면서 먹을 것을 찾는다. 이 “맘마”하는 소리를 짧게 모으면 집(集) 즉, 감겨드는 “맛”이 된다. 다시 말해서 “만남”은 “맛”이 생기고, 그 만남의 조화를 이루었을 때 그 “멋”이 생기고, “맛”과“멋”이 생명으로 이어지는 대목이 “흥”이라 하겠다. 따라서 “맛” 과 “멋”, “흥”이 별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 속에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도통(道通) 한다는 것이다.

“맛”이라 했을 때 그 미각은 혀(舌)로 깨우치고 있으나 실은 온몸전체로 느끼고 있는 것을 자신의 혀가 대표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음악에서 귀로 소리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소리로 나타나 있지 않는 인체의 소리까지도 온몸 전체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월광곡을 작곡한 베토벤 역시 달빛 속의 소리를 온몸으로 느꼈기에 달빛의 소리도 음악으로 작곡했으며, 또 그 달빛에서 분명하게 “맛”을 보았으리라.

“맛”은 음식이나 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도, 공간에도, 힘에도 있는 것을 우리 선대들은 삶을 통해 일찍이 깨우쳤으므로 동서남북의 방향까지 맛이 있고 색이 있다고 했다.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깨우치기 위해서 정리한 원리가 바로 우주 5행(五行)이다.


우주의 무한한 에너지를 최대한 자신의 것으로 활용했을 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고 거기서 “맛”과 “멋”과 “흥”이 나타나는 것이다. 영혼과 신체가 조화된 인간이라면 반드시 대자연의 섭리와 일치된 생명력이 집(集), 해(解) 결(結), 탈(脫)로 꿈틀거리는 세마치가 리듬을 구성한다. 하늘이 덮어주고 땅이 받혀주는 대 우주 속에 서 있는 인간을 지구 인력(引力 )의 가장 작은 힘으로 저항하는 상태가 가장 편하고 가장 안전한 자세인 것이다. 선인(仙人)들이 참선하는 자세가 그러했고, 상투를 천장에 매달아 놓고서 발바닥이 땅에 살짝 닿아있는 듯 가장 적은 힘으로 서있는 상태일 때다.

지구가 23.5도로 기울어져 자전과 공전을 하므로 차렷 자세로 똑바로 서있다 보면 몸은 자연히 수직인 상태가 오른쪽 앞으로 쏠리면서 오른발 앞쪽으로 중심이 옮겨질 때 기운은 합이 되는 것이니 음양의 만남(集)은 맛이고 ,둘째 박의 중심이 왼발바닥 앞으로 옮겨지며 첫 박의 화해(解)가 되니 “멋”이며 셋째 박의 중심이 두발 뒤꿈치의 중앙으로 옮겨지면서 수직이 되었을 때 음양이 맺어진 결(結 )인 것이다.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뒤로 뒤집어지니 이것이 “흥”이다.

발을 모아 양발을 45도 벌려져 서있는 삼각형이 “맛”“멋”“흥”으로 이어지는 생명력은 뒤로 뒤집혀 S자처럼 흘러 다시 오른쪽 삼각을 돌아 왼쪽 삼각을 이루듯이 사방 균형을 잡고 본래의 자리로 돌아온다,
지구가 열 두 달만에 제자리를 찾아 사계절이 생기듯이, 열 두 박의 긴 호흡으로 사방을 균형잡고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생명력의 흐름이 중모리 장단이다.

우리는 하늘의 기운을 대신하여 아버지가 씨를 떨어뜨린 것을 어머니의 자궁 속에서부터 작은 지구인 태(胎)가 탯줄로 이어 태아를 기르다가 출산을 함으로 그 탯줄을 끊고 젖줄로 바꾸어 젖을 빨게 되는 것이니 어머니의 젖을 빤다는 것은 우유를 빨듯이 영양분만 빠는 것이 아니라 모정(母情)을 함께 빨면서 자연과 맥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한 어머니의 젖을 빨고 자란 형제는 한 나무에서 갈린 두 가지의 같은 형태로 형제의 우애는 당연한 자연의 질서이다.

출생 때 자연과 맥을 끊고 첫 만남을 고무꼭지인 가짜 젖꼭지로 우유를 빨고 자란 형제는 한 나무에서 잘린 두 가지가 다른 수반에서 꽃이 피고 있는 것과 같으며, 그러한 형제는 호적상 기록하기 위한 순위를 정한 형제 구실 외에는 또 다른 무엇이 나올 수 없다. 간장과 된장의 맛을 보면 그 집안의 살림살이를 알 수 있다는 말은 한 집안에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간장 맛을 지키고 친정에서 솜씨를 보태어 보다 낳은 새로운 맛을 창조하기에 주부의 장독대 관리는 철저했던 것이다.

따라서 같은 재료와 같은 방법으로 만든 음식이라 할지라도 그 맛과 맵시가 다른 것은 요리 책에 적혀 있는 대로 조리한 것이 아니라 주부의 느낌을 이룬 정성이 따르기 때문이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라는 것 때문에 조상으로부터 이어진 맥은 끊어지고 어머니의 정을 나눌 수도 없고 맛볼 수도 없는 식생활로 바뀌어서 김치까지도 동일한 공장제품을 가져다가 먹는 현실에서 어떻게 참다운 한국의 맛을 찾을 수 있겠는가?
현대의 어린이는 태어나자마자 로보트를 접하고 어머니 젖꼭지보다는 플라스틱 젖꼭지의 맛을 보면서 성품도 모르는 소젖으로 키워진다. 이를 어찌 사람의 아들이라 하겠는가?

소새끼를 만들어 놓고 어찌 사람의 도리를 하라고 하니 의문일 따름이다. 요즘 독도에 대한 영유권 문제가 계속 대두되고 있다. 이는 우리 역사 자체를 왜곡하고 왜곡된 역사를 우리 역사인 냥 가르친 역사가들과 교육자들이고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개천 5천9백년의 긴 역사와 선조 들의 찬란했던 문화마저 왜곡하고 저버린 체 왜곡된 역사와 국적이 불분명한 문화와 처음 만난 현재의 우리들이고 보면, 어떻게 민족의 긍지나 애국심을 찾겠는가?

그러나 그중 다행인 것은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한민족의 역사를 다시 찾으려는 역사가들의 눈물겨운 노력과 더불어 2002 월드컵을 계기로 치우천황의 깃발아래 뭉쳤던 붉은 악마의 모습에서 새로운 만남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근본적으로 한민족이면서도 역사의 반전 앞에 서로의 주장을 앞세우기에 과거 선조들의 지혜와 역사적인 사실들을 재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한민족의 역사를 바로 세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첫 만남의 계기를 왜곡된 역사가 아닌 바른 역사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