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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에 “아이를 너무 귀여워하면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 당긴다”라는 말이 있다.
늦게 둔 손자를 너무 귀하게 키우다 보면 손자는 버릇이 없어지고 너무 방자한 나머지 할아버지의 근엄의 상징이라 하는 수염을 잡아 당긴다는 것이다.

이 말은 요즘 우리 사회의 정치판을 두고 하는 말이라 볼 수 있다.
정치인들 스스로 반성해야 될 문제이지만. 우리 국민들 모두가 너무 방관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혹자는 요즘 정치판을 정치(政治)가 아니라 난치(亂治)라 평한다.
나라를 바르게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나라를 몇 갈래로 흩어 놓는다는 것이다.
국익을 위해 정보까지 조작하여 이라크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부시 행정부의 만행에 도 미국 국민들은 석유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옹호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에는 국민들의 생활이나 국익에는 아랑곳없이 자기들의 당리 당락에 혈안이 되어 찢고 부수고 계파 간에 치고받는 싸움에 국민들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전 어느 중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 졌다.
그런데 뜻밖에 조사 결과에 선생들과 학부모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다.

조사 결과 존경하는 인물 중에 1위는 선생이었고, 2위가 연예인 그리고 제일 마지막을 장식한 부분이 정치인 이었다는 것이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종종 비추어지는 국회 안에서 국회의원들의 거침없는 욕지거리와 상대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모습들이 나온다.
나라의 원수라 하는 대통령이 어느 공식석상에서 “개판”이라는 비속어를 쓰고,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정상외교를 하는 마당에 제1야당의 고위 당직자가 ‘등신외교’라며 직격탄을 날리는 세상이다.
막가는 정치에 정치인들의 막말들이 언제가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말이란 단순한 말이 아니다.
그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천한 말을 자주 쓰면 그 마음도 천해지는 것이다. 거친 말을 자주 쓰면 그 마음도 반드시 거칠어지는 것이다.
말 따로 마음 따로가 아닌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젊은 세대 언어가 문제가 많다고 지적 해왔다. 거친 말, 비속어, 욕설, 그리고 국적없는 말까지 거침없이 쓰고 있다.

젊은이들은 어른들을 보고 자란다.
그러기에 어른들은 교양과 품위, 남에 대한 배려가 앞서는 언어를 구사해야 하고, 솔선수범하는 덕목이 필요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예절을 중시한 언어를 구사하기를 권장하는 웃어른들의 충고에 오히려 은근히 코웃음을 치거나 까불고, 떼쓰고, 웃어넘기는 것이 일쑤다.
막말을 하는 사회 지도층과 갈 때 까지 가버린 국회의원들의 막말정치를 어쩌면 젊은이들은 우리 사회의 문화의 전반으로 받아 들였는지 모른다.

옛 선인들은 혀끝 세치로 인해 행과 불행을 가져온다고 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이 짓는 업 중에서 구업으로 짓는 업이 제일 많다고 했다.
거짓말. 삿된 말. 망령된 말. 악한 말. 비단같이 꾸미는 말 등 여러 말들을 경계 해 주셨다.

우리 민족은 예를 중시한 민족이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 하지 않았는가?
유학의 창시자 공자나 제갈공명도 우리 민족은 예를 중시하는 나라임을 인정하고 예로써 대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민족의 전통이 뿌리 채 흔들리는 사회이다.

언어는 그 사회를 대변하고 있다.
언어폭력으로 우리 사회는 멍이 들고 사회 전반에 서로가 서로를 불신하는 반목이 일고 있다.
사회의 공인이라하는 사람들의 행동. 지도층의 말 한마디는 중요한 것이다.
말 한마디로 민족을 분열로! 말 한마디로 민족을 화합으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서로의 당리당략에 매여 싸울 때가 아니다.
이 세상 지구상에 하나 밖에 없는 분단민족이 민족 화합의 장을 열어야 하고, 선조들의 얼과 혼이 살아 숨쉬는 우리의 고토를 다물해야 한다.

할아버지 수염을 잡아 흔드는 손자의 행동에 앞 서, 손자를 바르게 가르치지 못한 할아버지의 손자사랑에 문제가 있듯이, 정치를 난치로 만든 일부 정치인들의 문제 보다는 그 정치인들을 뽑아준 우리사회의 대다수의 국민들이 문제다.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인 과 지도층의 행태를 보고 웃어 넘길 때가 아니라 엄연한 법의 심판과 함께 국민들의 준엄한 채찍이 필요한 시기이다. 마냥 귀여워하며 기른 자식은 할아버지 수염까지 잡고 흔든다는 우리 속담의 교훈을 상기 시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