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 메뉴 바로가기

새로보는 역사

대한민족통사③ 이순신

  제11장 명량대첩
명량대첩(鳴梁大捷) 3

8월 28일 오전 6시, 8척의 왜선들이 도망간 조선의 패잔함대를 수색하기 위하여 뒤쫓아 오다가 마침 조선수군의 깃발을 휘날리며 가고 있는 한 척의 배를 발견하고 급히 추격하여 갔다. 그리고 어란진 앞바다에서 운 좋게 패잔함대를 발견하고 기세 좋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바로 이순신 제독이 파놓은 함정으로, 마치 어미 호랑이가 새끼들에게 손쉬운 사냥감을 물어다 놓고 첫 사냥법을 가르치려는 것과 같은 신병 훈련 작전이었다. 이는 이순신이 새로 모집하여 함대에 태운 병사들의 태반이 해전에 전혀 경험이 없는 육군들이었고, 그 중에는 물을 무서워하는 자들도 많이 있었던 것을 배려한 것이다.

따라서 초전에서 승리를 거두어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장병들의 사기도 올려 줘야 했고, 또 실전을 통하여 전투 경험도 쌓게 해 주어야 했는데, 마침, 일본의 추격선단이 불과 8척만으로 공격을 해와 주니 새로운 병사들의 교육적 해전으로 아주 적당한 상대였던 것이다.

과연 왜선들이 출현하자 병사들은 놀라서 안색이 변하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에 기회를 보던 이순신이 기함을 앞세워 적선들을 가로막고 일시에 함포를 발사하니 의기양양하게 달려들던 왜선들이 갑자기 허둥지둥 거리며 일대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하였다.

이순신이 기함의 깃발을 올려 전 함대의 총공격을 명하자, 왜선들은 급히 방향을 돌려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모두가 이순신 제독이 바라던 대로였다.
이순신 제독은 전 함대를 몰아 추격전을 펼쳤다. 왜선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자 이를 쫓는 조선수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였다.

“역시 이순신 장군 밑에서 싸우면 백전백승할 수밖에 없다.” 모든 장병들은 그 동안의 이순신 신화가 현실로 나타나자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재무장하게 되었다.

이순신 함대는 갈두(葛頭)까지 추격하다가 회군을 명하더니, 장도(獐島)로 들어가 잠시 머무는 듯하다가, 밤이 깊어지자 다시 함대를 빠르게 벽파진으로 옮겨 진을 친 후 비로소 병사들을 쉬게 한다.

한편, 척후선단 8척이 혜성과 같이 나타난 조선 함대의 역습을 받고 쫓겨 오자, 일본수군 본부에서는 큰 동요가 일어났다. 조선의 삼도수군 연합함대는 분명히 일본수군의 총공격으로 완전히 괴멸되었고, 그 사령관까지 죽였는데 아직도 13척의 유령함대가 남아서 출몰하고 있다니…? 이것은 일본군 수륙병진책의 새로운 위협이 될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척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이리하여 55척으로 구성된 특공 함대가 12척의 유령 함대를 찾아 격멸하라는 명령을 받고 출동하여 조선의 함대가 정박하고 있다는 어란진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어란진에 조선함대는 단 한 척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당황한 왜장들은 13척의 별동 함대를 따로 파견, 그 주변의 섬들을 샅샅이 수색하도록 하였다.

이윽고 별동 함대는 유령 함대를 찾아 벽파진(碧波津)으로 다가갔고, 이들의 움직임은 거미줄 같은 이순신 제독의 감시망에 의해 낱낱이 탐지되고 있었다.
제독은 미리 전함대에 출동대기 명령을 내려놓고 있었다. 편안한 자세로 있다가 피곤에 지친 적을 공격하겠다는 작전이다.

이미 초전에 승리하여 자신감이 오른 이순신 함대였으나 일본군은 아직까지도 그토록 무서운 이순신 제독이 다시 돌아와 조선해군의 유령 함대를 지휘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위세도 당당하게 진격해 왔다.

이 때가 오후 4시경, 기회를 보고 있던 이순신 제독은 드디어 일본의 별동 함대를 격멸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그 자신이 선두에 서서 일본 함대를 향하여 빠르게 돌진하였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유령 함대가 불시에 달려들며 함재포를 일제히 발포하자 포탄이 왜선들 갑판위에 작열하며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다. 너무도 예기치 못한 사태에 크게 당황한 후위의 일본의 별동 선단은 황급히 배를 돌려 전 속력으로 먼저 도망가 버렸다.

생각지도 못했던 유령 함대의 역습으로 두 번이나 혼이 나간 왜장들은 자기들이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예지하게 되었다.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느닷없이 등장한 유령 선단의 장수가 보통의 수준을 뛰어넘는 인물임에는 확실해 보였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적을 패전함대라고 얕보고 무작정 쫓아다닐 것이 아니라 좀더 신중하게 처신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아연히 긴장한 왜장들은 지금까지 수집된 모든 정보들을 종합해 분석해 보았다.

우선, 조선의 유령 함대는 강력한 화력의 함재포를 장착하고 있어서 섣불리 덤벼들다가는 각개격파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행한 것은 유령 함대가 겨우 13척으로 이루어졌고, 그 외의 보조선들은 모두 어선들을 개조한 것들로 파악되어 두려울 것은 없었다.

그리하여 소규모의 특공선단이 아니라 적어도 유령 함대의 두 배 규모인 25척의 정예 함대를 적이 잠든 야밤에 은밀히 투입시켜 넓게 포위망을 펼쳐 유령 함대의 탈출구를 막아 놓고, 적 함대를 가운데로 몰아놓은 후에 일시에 공격하여 완전히 섬멸시킨다는 새로운 적전계획을 세웠다. 하루라도 빨리 유령 함대라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규슈-부산-서울을 잇는 병참수송 항로를 안전하게 확보하여 육군의 북진을 돕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

왜장들이 돌출한 유령함대를 섬멸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는 동안, 이순신 제독 역시 일본군의 야습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그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하여 장교회의를 소집하고 각자의 역할 지침을 세밀하게 일깨워 주고 있었다.

“지금까지의 해전은 오늘밤에 있을 본격적인 해전을 위한 연습에 지나지 않는다. 절대로 경거망동(輕擧妄動)하지 말고 기함의 명령에 절대 복종하라. 적은 함대로 큰 함대를 공략하려면 각 함선 간에 미리 짜여진 함대운용 약속을 완벽하게 수행해야만 성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날 밤, 이순신은 13척의 군함들을 강력한 지자총통으로 무장시키고, 바위 곁의 어두운 곳에 함선을 감추고 포진하였다. 한편, 적의 눈에 잘 띄는 곳에는 작은 협선들 을 묶어 놓고 그 위에 불을 밝혀 적의 표적이 되게 하고, 적선의 출현을 기다렸다.

9월 7일 밤 10시, 과연 25척의 일본 특공함대가 소리도 없이 기습작전을 전개하며 벽파진 안으로 미끄러지듯 접근하여 왔다.

제독이 예측한대로 일본군의 야습이 시작되고 있었다. 이 때, 일본함대 사령관은 불을 밝힌 채 정박 중인 유령함대를 발견하고 야습에 성공하였다고 기뻐하며 덤벼들었다.
그러나 미리부터 바위 뒤에 숨어 있던 조선 군함들이 불시에 튀어나오며 대포를 발사하니, 완전한 기습을 노렸던 일본 함대는 도리어 매복전에 걸려들었음을 깨달았다.

  • ※ 내용중 물음표(?)형태로 표기된 글자는 웹상에서 표현이 불가능한 확장한자입니다.
  • ※ 한자의 음이 바깥음과 다를 때에는 []로 묶었습니다.
댓글남기기
  • 임명환 218.154.62.156 2007-11-03

    이제 이순신의 마지막선태(?) 그것만 남은 건가?...그럼 그 다음엔 부여사?

  로그인 하셔야 합니다.

댓글 내용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