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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뜻은 알겠습니다. 답변이 늦은 점도 죄송하고요.
아마도 재차 올리신 내용으로 보아 본 게시판의 이순신 관련 내용을 보신듯 하니 상세한 내용은 게시판의 답변 내용을 참고하셨으면 하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정치적 이슈나 기타 여러가지 원인에 의해 역사의 기록은 때에 따라 승자의 논리로 쓰여지는 것이 흔한 일입니다.
따라서 어떤이는 역사란 1%의 증거로 99%를 추정해내는 작업이다라고까지 합니다. 이는 어떤 기록속에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당시의 기록이나 증거물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당시의 문화, 정치, 관련되었던 사건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해당 사건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의 예수에 대한 기록조차 예수가 로마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AD2~5세기경의 정치적 종교적 상황이 반영되었으니까요... 따라서 왜곡된 기록이 그 속에도 많다는 것은 정식으로 성서학을 연구한 학자들에 의해 수도없이 증명되고 있고, 이는 종교적 훼손의 의미가 없이도 얼마든지 연구되고 이야기 되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이순신장군에 대해서도 그런 이야기들이 있는 것이 꼭 거짓된 것만은 아닐 수 있겠습니다.

다만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어느 시대에서나 전쟁이 일어났다면 그 전쟁에서 패배자와 승자는 있게 마련입니다. 또 그 전쟁의 규모가 크면 컸을수록 비겁한자, 용기를 잃었던자, 온몸을 불살란던 자... 등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순신은 다음의 면에서 어떤 다른 결점을 들추어내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절대적인 구국영웅의 면모를 갖추고 있어 우리 민족에게 있어 영원히 추앙될만한 역사적 인물이라 생각됩니다.

첫째, 당시 세계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조총은 바로 일본제였으며(유럽에서 수입해 가느라고 경쟁이 치열했었죠...), 일본은 오랜 전국시대를 거치면서 전투기술과 전쟁수행 능력에 있어서도 많은 경험이 축적된 상태였읍니다. 또한 대군이 동원되는데 별다른 저항을 받지 않을만큼 백성들의 지지도 받았으니 결국 당시의 조선은 현대의 중국이나 미국과 같은 전쟁강대국이었던 일본과 전쟁을 치른 것입니다. 이런 전쟁에서 이견이 없듯이 육전에서의 조선은 말 그대로 파죽지세로 일본에게 밀렸고, 일본은 최근의 이라크전에서 나왔던 건너뛰면서 빠르게 진격하고, 대량의 수송(당시는 해상수송)을 통한 보급으로 전투력을 유지하는 전법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를 간파하여 해상에서의 보급을 차단함으로써 육전에 투입된 왜군의 전투력을 약화(총알도 화약도 식량도 떨어지게 되니 당연히 약화되지요)시킴으로써 전쟁의 흐름 전체를 바꿔놓은 것이 이순신의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중앙으로부터의 지지나 후원도 못받은 일개 함대사령관이 아주 강력한 적을 상대로 싸워 전쟁의 흐름 전체를 바꾸고 급기야 승리로 이끌었으니 이것이 얼마나 큰 전략적 전과이겠습니까?

둘째, 이순신은 그 이후 수백년이나 사용되지 않았던 함포전과 병력의 절대적 열세를 전술적인 절대우위로 뒤바꿔 놓은 학익진과 정자타법, 철갑선이라는 신무기 등 몇 세기를 앞서간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이는 전술적인 측면에서 이순신의 천재성을 말해주는 것이고 또 이런 점에서 이순신의 전과는 앞서의 전략적 측면뿐 아니라 전술적 측면에서도 크게 빛나게 됩니다. 오래전에 들은 얘기라 기억이 흐릿하지만 미 해군사관학교에 걸린 초상 중 외국인은 영국의 넬슨과 한국의 이순신뿐이라는 이야기나,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격파하고 일본을 동아시아의 최강자로 만든 도고 헤하치로의 이순신 극찬(본인을 넬슨과 비교하는 것은 좋으나 이순신과 비교하는 것은 이순신을 모독하는 것이다라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었다고 합니다.) 등이 그저 허명이 아닌 이유가 이것입니다.

셋째, 통상 우리 조상들을 이야기하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주로 하는 것이 그리 좋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원균에 대해서는 자신의 부귀영화를 위했든 또는 단순한 무능력자였든 무능했던것만은 그리 틀린말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무능력하다고해서 그렇게까지 욕을 먹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요....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주장을 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이순신이 일반적으로 보기에도 대단히 불리한 조건에서 큰 승리를 한 것은 동의하리라 생각됩니다. 또 원균이 이순신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서 참담할 정도의 대패를 한 것도 동의하리라 생각됩니다.

원균이 무능했던 것은 사실이라 할텐데 그렇다고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니 그 나름대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느냐? 뭐 이런 취지의 이야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그 무능이 나라를 통째로 망하게 할 만한 것이었고, 혹시 그때 이순신이 이미 무너진 수군으로 더 이상 싸울 수 없다고 포기(원균에 비하면 포기했더라도 그리 욕을 먹을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부서지고 패해 다친 병사들뿐으로 신병으로 급조해 수리한 배 12척만으로 수백척과 싸워야 했으니 말입니다.)했다면 지금 원균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이런 주장이나 가능했겠습니까?.

자신의 무능으로 나라가 무너질 수도 있었음에도 이를 자각하지 못하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린 것도 큰 죄이며, 혹 자각을 했음에도 일을 그렇게 만들었다면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판 것이 되니 더 큰 죄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길어졌네요... 하여간 전후의 사정이 어떻게 되었더라도 이 세가지의 이야기는 바뀔 것이 없으므로, 이런 측면에서 세세한 기록의 정치적 상황을 굳이 고려한다고 해도 그 근본적인 내용이 바뀔 것은 없다고 봅니다.





> 누가 그러는데 선조실록이 맨처음쓰여진게있고 수정본이 있다고 하더군요
>
> 맨처음것은 선조가 원균을 치하하는 구절이 많이나오고 하는데
>
> 수정본에는 완전 가치하락하는 편이 많이 나온다고해요
>
> 이는 임진왜란이후에
>
> 이순신파(말하자면 정확히 어떤 세력인지 몰라서요)가 정계를 잡으면서
>
> 그들의 후손과 세력들이 원균을 완전히 묵살시킨다고 합니다..
>
> 따라서 조선왕조 선조편에 이순신이 유리한 글이 올라와있고 상대적으로
>
> 원균은 무능하고 술과 여색에 빠진 나쁜놈으로 묘사가 되었다고
>
>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
> 그리고 원균을 위한 변명이라는 책도 권하여 주었습니다. 그분의 말씀도
>
> 일리는 있어보였습니다. 유신정권때 이순신 영웅화가 추진되었고
>
> 뭐 이러저러해서 이순신장군은 그야말로 민족의 영웅아닙니까...
>
>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는 그렇다고 해서 일련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
> 완전히 뒤바꾸어지지는 않을거 같거든요.....
>
> 그리고 뭐 처음에 20일을 막았기때문에 첫승은 원균이 했다고 책에
>
> 표현이 된거 같고...
>
> 어떤 전쟁에서 이순신이 원균의 전공을 가로채서 올렸다는 내용도 있는
>
> 것같구요 ... 한마디로 이순신장군의 업적과 인격, 모든 면에서 부풀려
>
> 졌고 상대적으로 원균은 가치하락되었다라고 얘기하였습니다...
>
> 이순신장군은 일반 장군과 다를바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도
>
> 하였습니다. 물론 본인의 생각이기때문에 뭐라 할수는 없지만
>
> 이러한 사실들을 확인받고 싶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