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입니다

中학자 “現영토내 고구려는 중국史”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학자들이 16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중국 땅에서 벌어진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는 주장을 되풀이해 한·중 학자들 간에 격론이 벌어졌다.


동북공정이 국내에 알려진 지난해 8월 이후 중국 학자가 고구려사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한국에서 발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서울 중구 장충동 소피텔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고구려연구재단 주최의 제1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중국 선양(瀋陽) 동아연구중심의 쑨진지(孫進己) 주임은 “고구려 영토의 3분의 2가 중국 영토 안에 포함되어 있고 고구려 인구의 4분의 3이 중원으로 이주되었다”면서 “현재 중국 영토 내의 고구려는 중국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 각국의 고구려 토지·인민·문화의 계승’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고구려의 귀속은 고구려가 당시 정치적으로 누구에게 귀속되었는가, 그리고 고구려의 영토·백성·문화를 어느 국가가 계승하고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현재의 국경선에 입각해 볼 때 고구려 역사는 남북한의 역사인 동시에 중국의 역사라는 ‘일사양용설’(一史兩用說)을 주장했다. 쑨주임은 또 “고구려 당대에도 고구려가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이고 하나의 지방정권이었다”면서 고구려사는 중국사에 귀속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선양 동아연구중심의 쑨훙(孫泓) 연구원도 “고구려 문화의 중심은 한(漢)문화였으며 고구려 민족은 4세기 이전에 한국민족에 속하지 않았다”면서 “고구려가 조선반도 북부를 차지한 것은 중국의 식민정권을 건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기환 고구려연구재단 연구기획실장은 “쑨진지 등의 주장은 현재의 영토주의적 사고일 뿐”이라며 “역사의 계승권은 현재의 영토적 주권과는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밝혔다.


임실장은 또 “광개토왕비 등 금석문에 잘 나타나 있듯 고구려는 중국과 다른 독자적인 천하관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백제와 신라, 부여를 속민으로 대우하는 등 일종의 동류의식을 갖고 있었다”면서 고구려는 독자의 왕조국가로 결코 중국사의 일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구려연구재단 김정배 이사장도 “역사는 일관성을 지녀야 하는데 현실 논리에 따라 어떻게 역사라고 부를 수 있느냐”며 “한마디로 일사양용론은 학문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조운찬기자 sido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