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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125

한승조의 괘변
작성자 :
한은경  (IP :61.43.128.103 )
적성일 :
2005-03-08
조회수 :
2177

한승조교수 궤변과 우리의 과오 글쓴이 한은경(hansu0001)



한승조의 궤변과 우리의 과오

번호: 1462
날짜: 2005/03/07 11:14

1.
자유시민연대의 고문과 고려대의 명예교수인 한승조 교수가 일본 정론지에 올린 칼럼의 파장이 너무 심각하게 우익진영을 파헤치고 있다. 그의 참담할 정도로 솔직한 글로 말미암아 우익들은 이제 친일파 집단이란 누명에서 벗어나기가 정말 힘들게 되어 버렸으며, 그의 그런 글에 대해 우익지도집단은 일제히 입을 다물거나, 한교수의 파장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동시에, 반대로 소소한 우익네티즌들은 거의 일색으로 한교수의 발언에 찬성표를 던질 뿐, 그의 발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균형잡히게 지적하는 글은 읽기 힘들게 되어 있다.

어느 네티즌께서 저에게 일러 주셨거니와, 한 교수의 글이 갖는 심각한 문제는 본인이 지적한 1. 극우 일본인들의 입장 고취 2. 좌익들의 친일파 척결 입장에 우익배척의 힘을 실어주는 역논리 및 4. 국민들의 반감 을 떠나서도 학술적, 역사적으로 볼 때도 오로지 너무나 결과론적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한교수는 조선이 일본에 먹히운 것이 결과적으로 잘 되었다는 취지이다. 그리고 많은 우익네티즌들이 그에 동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잘 된 것인지, 정말 한민족에게 축복인지 냉정하게 고찰하자. 이 문제는 그 간 좌익들이 친일파 척결을 이유로 대한민국 우익정통세력을 처단하려 한다는 그들의 의도를 떠나 대한민국 역사, 한반도 역사 앞에 냉정히 고찰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2.
결과론적으로 조선을 러시아가 먹지 않고 일본이 먹은 것이 축복이었다 라고 한교수는 썼다. 그렇다면, 우리들, 민족의 자존심을 아는 우리들은 더 나아가 이렇게 질문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성적 동물의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인들이 조선을 먹은 것은 신사의 나라인 영국이 아니면 미국이 조선을 먹는 길을 가로막은 것이며, 그러므로 영국이 먹은 홍콩, 미국이 먹은 필리핀과 같이 될 가능성을 막아버린 [저주스런 케이스]에 해당된다고. 그렇지 않은가 ?

어찌하여 영국보다 야만스런 일본은 영국과 미국이 조선을 먹을 때까지 내버려 두지 않았는가 ? 라고 나는 한교수에게 묻고 싶다. 영국과 미국이 조선을 먹었다면, 적어도 만주군의 생체실험이나, 피비린내나는 만주사변이나, 민족의 수치인 위안부 문제같은 것은 일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며, 여전히 조선은 영국과 미국 신사들의 통치로 인해, 교육이나 철로 문제 등이 일본의 경우보다는 훨씬 케이스 좋게 개선되고 나았을 것이다. 나아가 세계언어인 영어 또한 머리좋은 조선인들의 경우 세계수준으로 좋아지고 오늘날, 그야말로 전세계를 누비는 초일류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아니 그런가 ?

3.
위안부의 문제가 [극소수 몇 노파]들에 한정된 문제인가 ? 만일 우익진영과 지도층들이 그런 시각을 마찬가지로 갖고 있다면, 나는 이렇게 단정할 수 있다. 그들 역시 약한 자의 인권을 업신여기고 강한 자들, 다수의 인기에만 연연할 타락한 속성을 가진 수준에서 영구히 벗어나지 못하리라고.

단 한 사람의 시신이라도, 그것이 수십년 전에 사라진 전우일 지라도 끝까지 찾아가 엄숙하게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미국의 정신을 바라보길 바란다. 아무리 극소수라도 우리 국민이고 우리가 안고가야 하는 가족이며 할머니 들이다. 아니 그런가 ?

극소수 노파 운운하는 한교수의 발언은 극소수의 인권은 다수를 위해 몰살되어도 괜찮다고 여기는 보이지 않는 그의 인식수준을 의미하기도 한다. 정의를 알고 인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올바른 우익이라면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주장을 잘 했다고 칭찬할 수는 더더욱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오로지 결과론에만 비추어서 조선땅을 러시아가 먹지 않고 일본이 먹었으니 조선에게 축복이고 다행이다 라는 한교수의 말은 진실로 우문에 불과하다고 우리는 보아야 한다. 그에게는 민족의 자존심조차도 없는 것인가 ? 그는 영국이 먹었어야 할 조선을 왜 일본은 먹어서 우리 [노파들]을 천형 이상 가는 고문인 위안부로 되게 했는가, 왜 미국이 먹었어야 할 조선을 일본이 나서서 먹어버림으로 애궂은 조선의 젊은이들이 가미가제 자살특공대로 강제로 끌려가 태평양에 원혼이 떠돌다 못해서 일본땅에 그것도 야스쿠니신사, 귀신의 묘지에 아직도 강제로 유배되어 있게 하는가 를 일본 축복 운운 이전에 물었어야 하지 않았겠는가 ? 진실로 그가 특유의 결과론으로 그의 궤변을 우기고 싶었다면 ?

4.
그러나, 내가 더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구한말 일제가 [합법적으로] 강점하던 그 시기, 썩어버린 이씨왕가 하에서일 망정, 몽매한 민족, 가난한 민족을 깨우치고 일으켜 세우고자 혼신을 다하던 소수의 애국운동가들에 대해서다. 서재필, 안창호, 이승만, 김구, 윤치호, 이상재, 김옥균 등등 유.무명의 숱한 선각자들이 사재 등을 털어서라도 국민을 깨우치고 국민을 잘 살게 하려는 시도가 불란서, 미국 등지에서 파견나온 서양의 선교사, 전도사 및 의사와 교육자 들 및 외교관들과 힘을 합쳐 요원의 불길처럼 일어나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러한 민족의 노력, 선각자들의 헌신 노력, 한민족의 솟구치려던 새싹의 노력을 단칼에 쓸어간 것이 일본의 강제합병이고, 일본과 야합하여 권력을 농간하려던 친일의 일당들, 소위 일진회 등등이었다.

한교수에게 물어보자.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다지만, 한교수의 러시아 강점을 막은 일본의 침략이 축복이라는 궤변에 들어서면, 일본이 명치유신으로 자기들의 개화노력을 시행하던 때, 당시 일본의 명치유신을 돕던 미국인들과 극소수의 서양인들이 그런 일본인들의 자구노력을, 마치 구한말의 일본침략처럼, 단칼에 잘라버리고 당시까지 어리석고 야만적인 상태에 머물던 일본을 강제속국으로 만들었다면, 과연 일본인들은 그 일을 두고 [차라리 축복]이란 단어를 썼을까 ?

아무리 좌파들의 과거사 청산과 친일파 빌미를 씌운 보수세력 배척운동에 분개했다고 쳐도, 한민족으로서 할 말이 있고 자제해야 할 일이 있는 법이다. 한교수는 그 한계를 넘었다.

허나, 더욱 비감한 것은, 오늘 대한민국의 운명이 김정일 악마와 북핵의 오리무중 앞에 진실로 오리무중에 선 이 때에, 어찌 나라를 지키겠다는 우익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나같이 일본에 먹힌 것이 축복이었다고 칭찬하고 앉았는가 하는 점이다. 골수들을 다 빼먹은 담이 아니고야, 창자까지 다 들어낸 후가 아니고야 어찌 그럴 수 있는가 말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렇게 백척간두에 선 대한민국의 운명 앞에서, 그들은 한교수의 지론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우리의 힘으로 자구의 노력도 하지 않고, 구한말 그 때처럼, 자진하여 대한민국을 들어서 극우 일본의 손앞에 갖다 내려 놓으려는가 ? 그것이 길인가 ?

일본의 강제합병 앞에서 피눈물을 쏟았을 대한의 선각자들을 기억하자. 어리석은 조선인을 각성시키고자 그토록 애를 쓰다가 순간에 좌절된 그들의 비통을 기억하라. 어떻게 [차라리 축복]이 될 수 있는가 ?

마치 가난한 부모가 자녀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올바르게 양육시키려 갖은 애를 쓰는데, 그 노력을 순식간에 잘라버리곤 자녀들을 뺏아다가 이웃집에 주어놓고는 강간까지 당하게 만든 후, 그러고도 교육 잘 시켰으니 차라리 축복인 줄 알고 감사해라 라고 우기는 일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

여러분에게 말씀드리거니와 내 자녀의 운명을 내가 개척하겠다는 오로지한 정신도 없이, 내 국가의 운명을 내가 선도하겠다는 오로지의 각고도 없이, 정녕 우리가 그러하다면, 이리 애쓸 필요가 무어 있는가 ? 일제히 요절하여 죽는 것이 낫겠지. 그러나, 우리는 최소한의 품격과 자존심을 알기에 대한민국 망국의 지경일 지라도 하늘을 믿고 나를 믿고 숨어있는 국민의 정신을 믿어 깨어나라! 이리 외치고 외치는 것이 아니던가 ?

그 숨어있는 국민의 혼, 비천하여도 가졌던 자존심 -- 조선인들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민족이었는지 아무리 가난하여도 섣불리 선교사들에게 손을 내밀지 않더라는 선교사들의 기록이 남아 있다 -- 앞서가는 외국을 보고 그렇게 우리 국가와 민족도 일깨우면 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던 우리의 조상들,우리의 선각자들을 그 정신을 스스로 내다 버리는 것이 바로 한교수의 글이었고 한교수의 글을 잘썼다고 난동수준의 칭찬을 해대는 우익들의 수준인 것이다.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 내가 이상한 지 몰라도 나는 아무리 읽어도 한교수의 글에서 욕지기나 느꼈을 뿐이다. 하물며 그 글을 일본 제국주의 침탈을 훤화하는 일본 수정사관의 자들 앞에 자진 상납하여 출간하였다는 그 소치에야 정말, 차라리 그대들은 국적을 바꾸라 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2005.3.7. 한은경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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