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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용수비대장 딸, 미국서 눈물의 강연

서울=연합뉴스

독도 의용수비대장으로 활약했던 고 홍순칠(1929-1986)씨의 딸 인숙(51)씨가 지난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 대한인국민회 기념관에서 눈물로 호소하며 ‘독도는 우리 땅’ 강연을 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3일 로스앤젤레스 소재 인터넷신문 민족통신에 따르면 홍씨는 “독도 못 지키면 우리 영토 못 지킨다”고 첫마디부터 우렁차게 외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독도라는 말만 나오면 피가 용암처럼 솟아오르지만 지난 과거에는 그 어디에도 분출할 데가 없었다”며 “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1953년 4월 20일 독도에 가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바위에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새겨놓고 독도에 접근하는 일본 해양청 순시선을 향해 포격을 가해 격퇴하면서 3년 8개월 동안 투쟁했다”고 회고했다.

홍씨는 “을릉도에서 태어나 아버지의 투쟁사를 들을 수 있었으나 역대 대통령들이 누구 하나 우리를 보살펴 주지 않았고 냉대해 왔다”며 “아버지는 정보부 직원들의 모진 고문과 탄압, 그리고 간첩으로 내몰리는 신세가 되기까지 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또 “지금에 와서야 여기저기서 독도문제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지만 이런 문제가(‘다케시마의 날’ 제정 문제가) 터지지 않았다면 아직도 독도문제는 아무도 거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독도 도발은 한편으론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국내외 동포들 모두가 역사를 깨닫는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간첩자식으로 몰려 해외여행 한번 제대로 못했다는 홍씨는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LA) 대학원에서 산부인과 진료자격증을 따서 산부인과 조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이 땅이 뉘 땅인데...’라는 독도 관련 책을 곧 국내서 출간하며, 현재 아버지에 관한 영화도 제작 중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강연 중 ‘나의 아버지, 독도수비대장’이란 시를 읊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시는 “아버지!/이곳 로스앤젤레스의 새벽 3시 달이 무척이나 밝습니다/ 저 달 속에 아버지의 가슴이 보이며/저 달빛 속에 아버지의 혼, 독도수비대의 상념이/제 가슴을 찌르고 있습니다”로 시작해 “독도수비대장, 나의 아버지여!/(생략)/언제는 몽둥이로 후려쳐 입을 막더니/아버지, 참으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로 끝을 맺는다.

이날 강연을 들은 재미동포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며 힘찬 박수로 홍씨를 위로했다고 민족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