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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징용 조선 민간인 실태조사, 한국 통보키로"

100여 기업상대 명부ㆍ유골안치 질의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일본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기업에 강제 징용됐다가 사망한 조선인의 실태를 조사, 오는 8월까지 유골반환 가능 여부 등을 한국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아사히(朝日)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측이 옛 조선인 군인ㆍ군속이 아닌 민간인 강제징용자의 실태조사에 나서기는 처음으로 교과서와 독도문제 등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돌파구로 관측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오는 6월 말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방침을 공식 표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일본 외무성은 2차대전 당시 징용 조선인을 고용했던 탄광과 공장 등 100여 기업에 징용자 명부의 유무 및 유골의 안치장소 등을 질의한 '조사표'를 보냈으며 회답이 오는대로 정리, 유골 반환을 위한 정부 차원의 조사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69년 옛 조선인 군인ㆍ군속에 대해 유족 등 연고자가 확인될 경우 유골을 넘겨주기로 한국측과 합의, 지난 3월 말까지 총 8천835위를 반환한 상태이다.

그러나 민간인 징용자의 명부 확인과 유골반환 문제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와 무관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손을 놓고 있었다. 민간인 강제징용자는 70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태도를 급선회하고 나선 것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지난 해 12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민간인 징용자의 유골반환에 일본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데다, 최근 과거사문제 등을 계기로 한국의 반일감정이 크게 악화된 데 따른 대처로 풀이된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남태평양 등지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옛 일본군의 유골수습 사업의 대상에 조선인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당장은 유족들의 해외 전몰지 방문을 지원하는 이른바 '위령순배사업'에 조선인 유족도 포함할 방침이다.

또 ▲한국 거주 원폭피해자의 건강관리수당 신청 허용 ▲한ㆍ일 전문가에 의한 2기 역사공동연구위원회 발족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과거 식민지지배와 관련된 문제에서 양국의 화해를 도모하기 위해 이같은 방침을 추진하고 나섰다면서 특히 한국에서 일본의 강제연행 실태를 조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이 일본 정부가 대처에 나선 배경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