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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과 독립' 앞장선 정현백 교수



'역사과 독립' 앞장선 정현백교수
국사와 세계사의 균형잡힌 역사교육을 강조하는 '역사학연구단체협의회' 공동의장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


"교과서 후진성 탈피..국사-세계사 교차교육 필요"
"역사의 사회과 통합은 중대오류..책임 묻고 시정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돈관 기자 =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 후소샤(扶桑社)판 교과서의 역사 왜곡과 영토문제를 둘러싼 동북아 3국의 이른바 `역사ㆍ영토전쟁'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역사교육을 다시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46개 역사 관련 연구단체가 지난달 결성한 `역사학연구단체협의회'의 공동의장인 정현백(鄭鉉栢.52)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배적인 여론 가운데서도 국사 교육 강화만으로는 안된다는 주장의 중심에 서있는 인사다.

서울사대 역사교육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거쳐 독일 보쿰대학에서 독일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 교수는 세계화의 시대를 맞아 현재 사회과의 일부로 분리돼 있는 국사와 세계사를 상호 교차시키면서 균형잡힌 역사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서울여성노동자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여성 관련 시민단체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 교수는 특히 한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굉장히' 중요한 중ㆍ고교의 역사교육이 `후진적 교과서'로 이뤄지는 `후진적 교육'이라고 비판하고 ▲역사과 독립 ▲교과서 개선 ▲정부의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지원 등이 역사교육 선진화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연구단체협의회가 주최하고 한국사연구단체협의회가 주관한 지난 22일의 `일본 중학교 교과서의 역사서술과 역사인식' 연구발표회에서도 주제 발표자들은, 자국사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의 동향과 연결지어 좀 더 포괄적으로 서술함으로써 자국사의 내용을 풍부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어야 한다(박수철 전남대 교수), 한ㆍ중ㆍ일 3국의 역사연구자들이 자국 중심주의 사관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전체를 조망하는 역사 인식을 키워야 한다(한철호 동국대 교수)고 주장했다.

성대 호암관 7층의 정 교수 연구실에서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점과 개선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았다.

- 역사란 무엇이고 역사교육은 왜 중요합니까.

▲역사란 한 마디로 `흘러간 과거'입니다. 중요한 문제는 수많은 흘러간 과거들 가운데 무엇을,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재 시절에는 광주(光州)에 대해서는 잊어버리라 하고 경제 성장에 대해서만 기억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국민의 자기 정체성(identity)을 형성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 국민이 얼마나 민주적 의식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것과 직접 관련이 됩니다. 일본이 국민에게 역사 교과서 왜곡을 통해 자국의 침략을 합리화하는 방식으로 역사를 기억시킨다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역사교육은 정말 중요합니다.

역사교육 수준은 그 나라의 민주주의의 발전 정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가 "과거사를 어떻게 반성할 것인가"라고 할 때 독일과 일본의 차이를 이야기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바로 독일의 선진적 민주주의와 일본의 후진적 민주주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늘날 독일이 유럽연합(EU) 내에서 지도적 국가로 떠오르는 것은 독일의 민주주의가 대중을 설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독인들이 서독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도 독일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역사교육은 바로 이런 국민이 정체성을 확립하는 근원이 되는 것입니다. 독일의 경우, 사회민주당 정부 시절 독일-폴란드 역사위원회를 만든 후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를 쓰고 있습니다. 이는 독일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 국사와 세계사를 연계한 균형있는 교육이 미흡하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서양사 전공자 입장에서 국사와 세계사는 어떻게 연결돼 교육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여전히 `국사'라는 말을 쓰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교과서 문제가 터지면 일본이 비아냥거리는 부분인데, 일본의 경우 교과서 제목 자체가 `일본사'입니다. 우리도 이제는 역사교육과 관련해 `한국사'로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국사와 세계사를 서로 밀접하게 교차하거나 교류시키면서 교육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고교 과정을 보면 국사는 필수로 돼있지만 세계사는 선택입니다. 더욱이 세계사는 수능시험을 의식해서 선택하는 학생이 미미합니다. 작년의 경우 수능시험에서 세계사를 선택한 학생은 전체의 1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90%는 세계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 졸업을 하게 되는 셈입니다. 이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국제사회에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야 하는데 세계의 역사에 대한 안목과 지식을 갖지 못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사실 우리의 고대사와 중세사는 중국이나 일본 외에는 밀접하게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근ㆍ현대에 들어와서는 서양과의 교류가 시작되고 열강의 제국주의적 침략이 있었기 때문에, 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상호 교차하면서 역사를 배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물론 그 전제조건은 교육과정에서 세계사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학계 대표들은 지난해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가 불거졌을 때 당시 안병영 당시 교육부총리와 만나 `역사교육발전위원회' 만들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만 교육인적자원부가 명칭을 `국사교육발전위원회'라고 해서 우리로서는 대단히 유감스러웠습니다.

전반적인 역사교육이 강화돼야지 국사교육만 강화되는 것으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우리의 역사교육이 안고 있는 중요한 문제점들은 무엇입니까.

▲일일이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7차 교육과정(중학교 2001년, 고교 2002년)에 들어와서 역사 수업시간이 줄었다는 점입니다.

고교 1학년 필수인 국사 시간이 1주일에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었습니다. 전근대사 위주인 국사 교과서는 450페이지가 넘습니다. 일선 교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선시대를 간신히 마치면 학년이 끝난다고 합니다.

근현대는 실질적으로 오늘날과 연결되는 중요한 사건이 다 일어난 시기인데 이를 전혀 배우지를 못하고 1학년이 끝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고교 2, 3학년 때는 한국근현대사나 세계사 중에서 선택을 하게 돼 있습니다. 선택이라는 것도 한국근현대사와 세계사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9개 사회과목 중에서 2과목을 선택하게 돼 있습니다.

두 번째는 중학교의 경우 역사가 사회과에 포함돼 있습니다. 국사는 그나마 별도 교과서가 있지만 세계사는 사회과에 포함돼 제일 뒤에 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3학년생들은 2학기에 들어 연합고사를 보고 종강할 때쯤 돼 세계사 수업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시기적으로 세계사 공부를 시작도 못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 번째는 중학교 사회과 교사의 대부분이 사회과 출신입니다.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역사 교사중 역사 전공자의 비율이 대도시 학교는 50%, 소도시나 농촌은 20%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역사 전공자가 아닌 교사입니다. 이는 선진국의 상황에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양호교사나 교련교사들이 180시간의 강습을 받고 사회과 교사 자격을 받아 역사를 가르치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 역사 교과서의 문제도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역사 교과서가 어렵고, 딱딱하고, 암기 위주고, 사건사ㆍ정치사 중심입니다. 또 하나의 심각한 문제는 정부나 사회가 교과서에 투자를 하지 않아 늘 비슷한 교과서를 답습하고 있다는 겁니다. 수학 교과서와 과학 과목의 경우 최근 일부 재단에서 몇 억원의 돈을 모아서 새로 교과서를 개발했는데, 대단히 재미있게 꾸며져 굉장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 교과서가 여전히 딱딱하고, 어렵고, 암기 위주로 돼있는 것은 교과서 집필자에게 아예 소단원의 제목까지 지정해줘 집필자가 창의적으로 자유롭게 교과서를 구성할 수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과거에는 일본 교과서를 많이 베꼈습니다.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사건의 암기가 아니라 왜 그런 일이 생겼는가, 왜 그 시대 사람들이 그렇게 행동했는가, 그런 결과를 낳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사를 움직이는 중요한 동력은 무엇인가 하는 것들을 학생들이 깨닫고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무조건 머리 속에 넣고 외워야 되는 걸로 돼있다는 것입니다. 현행 교과서로는 토론식 아닌 암기식 수업을 할 수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토론식 수업은 교사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 역사 교과서에 나타나는 문제점은 이밖에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우리 교과서에는 여전히 상당한 반공주의적 시각과 함께 우리 민족의 우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민족주의적 시각, 남성우월주의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역사교육이란 소수 엘리트 못지않게 보통사람들의 매일의 삶이 어땠는가를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한데 그런 것들이 들어있지 않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요즘 유럽이나 미국에서 많이 강조하는 `일상생활사'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로서는 역사 인물들의 삶을 너무 추상적으로만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앞으로 역사 교과서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나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경우 근현대사 부분에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해석이 각기 달라지는 문제가 있는데, 독일 교과서는 우리에게 하나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독일은 네오 나치에서부터 공산당까지 다 있는 사회지만 교과서를 갖고 싸우지는 않습니다. 독일 교과서를 보면 기본적인 사실은 정확하게 기술하되 그에 대한 해석은 쓰지 않고 학생들에게 수업시간을 통해 토론을 시킵니다. 교사들은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학생들이 토론을 통해 역사의 긴 흐름 속에 있는 논리를 깨달아 가도록 하는 방법을 많이 선택합니다.

독일의 역사 교과는 여성에 대한 부분이라든가,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 노예가 어떻게 살았는가, 귀족이 어떻게 살았는가 하는 것까지를 다 서술하고 이데올로기 등 대한 입장을 표명하기보다는 사실을 쓰는데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향점으로 삼는다는 점은 분명히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독 시절에 쓰던 역사 교과서는 큰 문제없이 통일 이후에도 쓰이고 있습니다.

국사 교과서는 현재 국정인데 그것도 검인정 교과서로 바꿔야 합니다. 그것도 일본 사람들이 비아냥거리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름이 국사라는 것도 말이 안되고, "지금이 왕조시대냐"는 겁니다. 일본은 계속 빈정거려요. "너희 수준에서 무슨 우리 역사교육 얘기하느냐"는 거죠.

-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역사교육을 비판적인 입장에서 한마디로 표현해주시고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암기 위주의 `후진적인 교육'이고 `후진적 교과서'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그 원인은 정치권력이 역사교육을 정치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역사교육은 자라나는 세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면서 동시에 국민으로서 정체성과 자긍심을 가지는데 일정한 기여를 해야 한다고 봅니다.

두 번째로는 역사교육에 국가가 제대로 된 지원과 투자를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이 교사교육과 역사교육에 들이는 지원이나 투자는 우리나라와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이게 선진국과 선진국이 아닌 국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이 역사 교육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 바람직한 역사교육의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어떻게 선진화할 수 있겠습니까.

▲추상적인 수준과 구체적인 수준에서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조금 큰 틀에서 얘기하자면 역사교육을 더 이상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해서는 안 되고 역사교육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역사과 독립입니다. 지금 역사가 사회과에 포함된 것은 미국 교육학의 영향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미국 것을 들여와서 왜곡시키는 바람에 역사학적 전문지식을 갖지 않은 교사가 역사를 가르치는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이를 시급하게 개선해야 합니다.

사회과로부터 독립하지 않으면 중학교에서도 역사 전공 교사가 역사를 가르칠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역사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역사가 사회과에서 분리되지 않으면 국사와 세계사가 통합되지 못하고 항상 따로 겉돌게 됩니다.

사실 지난 독재정권 시기에 왜 사회과 속에 역사가 통합됐는가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공론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회과에 포함돼야 할 도덕은 독립교과로 되고, 역사는 사회 속에 포함되는 우스꽝스러운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 50년간 한국의 교육학을 주관한 미국 모 대학 출신 교육학자들과 교육부의 밀실행정이 이렇게 만든 겁니다. 왜 역사가 사회과에 통합됐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문제제기를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외국의 경우를 봐도 이렇게 역사교육이 위축돼 있는 나라가 없습니다. 우리는 고교 사회과가 정치, 사회ㆍ문화, 경제...등 9개 과목으로 분리돼 있고, 국사와 세계사는 그 가운데 2과목으로 포함돼 있습니다만 그것도 선택입니다. 누가 이렇게 해놓았느냐 하는 겁니다.

- 역사문제에 대한 우리의 대응방식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2001년보다 훨씬 성숙됐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에는 굉장히 분노해서 격렬한 시위도 했지만 이번엔 굉장히 차분해졌습니다, 부분적인 시위도 있었지만. 역사학자들은 일찍부터 준비를 해서 2001년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의 교과서운동본부(상임운영위원장 양미강)가 시민운동 차원에서, 다른 한편으로는 46개 학회가 역사연구단체협의회를 만들어 공동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구체적으로 일본 교과서의 뭐가 문제인가를 조목조목 지적하는 등 일본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어서 2001년보다 더 성숙한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교과서운동본부 쪽에서는 일본 도시들을 순회하면서 새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을 강연하려고 하고 있고, 우리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일본 지자체들과 접촉해 일본 교과서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의, 조용하지만 계획적으로 끈기있게 대응하는 접근방법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46개 단체가 들어가 있는 역사연구단체협의회를 이끌어가면서 활동하고 연구성과도 내려면 재정적인 문제가 적지 않을 텐데요.

▲한 단체가 20만원씩 회비를 내서 운영합니다.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겠다는 곳도 없습니다. 그래도 우리 힘으로 해야 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지난번에 우리가 개최한 심포지엄 때 일본 학자들도 그 사람들도 자기 돈 내고 왔다 갔습니다. 괜히 차비라도 받으면 한국정부 돈 받는다고 얘기 들을까 봐. 우리도 가능하면 회비를 거둬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역사연구단체협의회는 앞으로 외국 학자들과 어떤 작업을 공동으로 할 계획이 있습니까.

▲베트남이나 필리핀 등을 포함해 식민지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이 역사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같이 연구하는, 말하자면 아시아의 역사교육이나 역사교과서 문제를 생각하는 공동의 커뮤니티가 생겨야 되겠다는 생각에서 6월에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식민지 지배를 당한 나라들이 앞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강대국들이 어떻게 쓰는가를 감시하고 압력을 가하는 역할을 공동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동북아 평화를 위한 바른 역사 정립기획단'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합니까.

▲저는 `바른역사기획단' 같은 기관이 역사교육이 잘 되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이런 기획단이 생긴 것은 역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보지만, 다른 한편으로 염려되는 것은 이런 형태의 정부 관련 기관이 항상 시끄러울 때만 하고 그 때가 끝나면 사라지고 하는 1회성, 전시성 행정의 하나가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학계나 역사교육계가 우리 역사교육을 어떻게 제대로 정착시켜나갈 것인가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정부는 그것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전에는 항상 그 때뿐이었어요, 닥칠 때 반짝했다가 그리고 나서는 또 잊어버리고요. 2001년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개선했어야죠. 그 때만 시끄럽고 그 다음엔 또 관심이 없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