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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장지연과 <경남일보> 친일 논란 계속



'시일야방성대곡'을 쓴 위암 장지연(1864~1921)이 '일왕 찬양 한시'를 썼는지 여부와 우리나라 첫 지방지였던 <경남일보>의 친일에 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장지연의 손자가 <일제강점기인명록1-진주지역 관광리·유력자> 저자 김경현(경남근현대사연구회 연구위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김씨가 강연과 신문 연재를 통해 경남일보의 친일성을 계속 주장하고 나섰다.

장지연의 손자 장재수씨는 최근 김경현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했다. 서울 청량리경찰서는 조만간에 김씨를 불러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명예훼손 소송으로 확대



▲ 김경현씨는 지난 5월 24일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이 마련한 강연회에 참석해 경남일보의 친일성을 다시 주장했다.

ⓒ2005 진주신문
장지연의 친일 논란은 지난 3월 <경향신문>에서 보도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 이 신문은 "김 위원(김경현)이 '장지연이 1911년 <경남일보> 11월 2일자 2면에 일본왕 메이지(明治)의 천장절을 축하하는 한시와 일장기를 싣는 등 앞장서서 일제를 찬양하는 기사를 썼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신문에서는 "김 위원은 '장지연이 한시를 직접 지었다는 증거는 없으나 <경남일보>는 그가 주필로 있던 언론사이며 문장의 수려함을 고려하면 장지연이 기재했음이 확실해 보인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

장지연이 주필로 있을 때 <경남일보>는 '일왕 찬양 한시'(1911년 11월 2일), '이토히로부미 추모시'(1909년 11월 5일), '천장절 기념 일장기'(1910년 11월 2일, 1911년 10월 17일~11월 2일), '천장절 경축행사'(1911년 11월 2일) 등을 게재했다.

이에 대해 김경현씨는 "'장지연이 일제 찬양 기사를 썼다'거나 '기재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 신문에서 '오버'했으며, <경남일보>에 일왕 찬양 한시 등이 실린 사실을 적시하면서 주필로 있던 장지연의 동의 없이는 실릴 수 없다는 '주필 책임론'을 제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경현씨 "경남일보, 친일파 축하 속 창간" 재주장

장지연이 몸 담았던 <경남일보>의 친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김경현씨가 <진주신문>(2005년 5월 10일)에 '친일파 축하 속에 태어난 경남일보'라는 제목의 글을 쓰자 <경남일보> 문화팀장인 강동욱 기자가 반박문(2005년 5월 17일)을 게재해 논쟁이 벌어졌다.

김경현씨는 지난 5월 24일 '독도수호 진주시민행동'이 마련한 강연회와 <진주신문>(2005년 5월 30일) 기고문('항일지' 경남일보의 상징조작)을 통해 강 기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김씨는 "(경남일보측에서) 시류에 맞춰 '친일파 축하'라는 용어를 썼다고 했는데, 시류에 맞춰 글을 쓴 게 아니고 오래 전부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집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남일보측에서 박은식 선생의 축사도 실렸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김씨는 "창간호에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박은식 선생의 축사는 없고, 박은식 선생의 축사는 창간호가 아닌 2호에 실려있으며, 2호에도 역시 친일파와 친일단체 등이 줄줄이 나온다"면서 "단지 가장 중요한 창간호에 실린 조선인 12명은 모조리 일제의 한일합병 공로자로 은사금을 받거나 작위 또는 관직을 받은 1급 친일파였다"고 밝혔다.

또 김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경남일보>를 '구국운동의 민족지' 또는 '항일논설로 폐간됐다'고 설명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았다. 김씨는 "다행히 역사학자들이 경남일보를 항일지라고 규정하지 않았지만 몇몇 포털사이트의 백과사전에 그렇게 표현되어 있으며, 이같은 왜곡된 내용이 널리 퍼지고 있다"면서 "이것은 해방 후 (다시) 창간된 경남일보에서 장지연의 항일정신을 내세우며 항일지라고 주장했기 때문이고, 경남일보 사사(社史)에서도 '항일신문'이란 말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현씨는 "경남일보가 친일파의 축하를 받으며 탄생했고, 창간 2호부터 일제의 침략원흉 이등박문을 애도하는 추모시를 게재하며 이후 천장절마다 친일특집호를 내고, 심지어 신문사가 신문발행에 신경쓰기는커녕 일본왕 생일이나 축하하는 친일행사를 직접 주최하는 등 도저히 '항일언론인 장지연이 주필'을 맡고 있고 '항일신문'으로 알려진 언론기관이 했다고는 믿을 수 없는 반민족적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것이 자발적인 친일이 아니고 뭐란 말이냐"면서 "<경남일보>는 일제의 천장절을 기념해 축하행사를 개최했지만 윤봉길 의사는 천장절을 축하하는 행사장에 폭탄을 던졌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