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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야스쿠니에 紙燈 봉헌

‘개인 자격’으로··· 자민당의원 27명 참배 반대모임 결성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13일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지등(紙燈)을 봉헌했다. 총리의 올해 참배 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자민당에서는 지지모임에 이어 반대모임도 새로 결성됐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총리는 전날 금년도 야스쿠니 신사 하계의식(儀式)에 ‘개인 자격’으로 지등을 봉헌했다. 야스쿠니 신사의 하계의식에 봉헌된 종이등은 총 2만9000개 가량으로, 이 가운데는 고이즈미 총리의 이름이 적힌 등뿐만 아니라 향후 단체참배 계획을 밝힌 중·참의원 의원들의 등도 포함돼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13일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총리가 되기 전부터 매년 종이등을 봉헌해왔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같은 질문을 아무리 많이 받더라도 ‘내가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최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놓고 찬반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전 외상, 노다 다케시(野田毅) 전 자치성 장관,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 등 중·참의원 의원 27명은 12일 참배 중지를 끌어내기 위해 ‘야스쿠니 문제 연구회’를 발족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간사장 대리를 중심으로 한 참배 지지 모임 ‘평화를 원하고 진정한 국익을 생각해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젊은 의원 모임’이 결성됐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생명을 건 우정(郵政)민영화법안이 한달 후 회기말까지 통과를 목표로 13일부터 참의원 심의에 들어갔다. 요미우리(讀賣)신문 조사결과 114명의 자민당 의원중 ‘반대’가 17명, ‘반대 가능성’ 12명으로 부결선인 18명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이즈미 총리는 중의원에서 예상과 달리 5표차의 박빙으로 통과된 이 법안이 참의원에서 부결될 경우 국회해산, 조기총선 또는 조기사퇴할 구상을 비치고 있어 정권유지의 기로에 서있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