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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황룡사 금당구조는 왕권 상징"

신라 최대 사찰이던 황룡사의 독특한 중금당지 구조는 의도적으로 조영(造營)된 왕권의 상징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정석(梁正錫) 수원대 교수(사학과)는 25일 신라문화동인회 초청 문화강좌를 통해 "황룡사 중건 과정에서 새롭게 조성됐던 중금당(中金堂)의 평면구조는 중국 도성에서 황제의 거주공간으로 알려진 태극전(太極殿)과 동일 형태"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이어 "태극전형태의 금당은 왕권을 강화하려는 통치형태의 하나로 수용된 '북위(北魏)식 도성(都城)제'를 바탕으로 조영된 왕권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세기말 북위, 6세기 중엽 신라, 7세기말 일본에서는 모두 북위불교 계열의 석가신앙이 집권한 왕들에 의해 신행됐고 도성을 만들고 정비하는 과정에서 태극전 형태의 금당이 공통적으로 조성됐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중국 낙양의 영령사(永寧寺), 경주의 황룡사, 일본 등원경(藤原京)의 대관대사(大官大寺)에서 석가불을 모시는 불전이 황제가 정치를 관장했던 태극전 형태로 조영됐고 이는 정치적 측면에서 함의가 크다는 것.

양 교수는 "왕이 거주하며 통치하는 태극전과 도성 내 중심사찰 금당의 태극전형태 채용은 북위ㆍ신라ㆍ일본 왕들이 정치와 종교를 동시에 지배하고자 했던 의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 있는 황룡사 중금당지 구조는 국내 유일의 9칸×4칸 장방형 형태로 한국 고대 절터의 일반적인 금당 평면(5칸×3칸, 5칸×4칸 중심)과 차이를 보인다.

양 교수는 "동아시아적 시각에서 비교 검토할 때 황룡사가 창건후 신라불교의 중심사찰 역할을 담당하며 신앙적인 면에서 통치자의 권위를 뒷받침했다"고 강조했다. (경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