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입니다

새 국립중앙박물관 설명판 오·탈자만 200여곳


다음달 28일 개관 예정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시물 설명문(패널)이 사실과는 다른 내용을 기술하고 있거나 오·탈자투성이여서 뒤늦게 수정작업에 착수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전문기관의 심의 및 교열에 드는 시간과 한달간의 설명패널 제작 소요기간 등을 감안할 때 서울 용산에 들어설 박물관의 개관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국회 문화관광위 소속 민병두 의원(열린우리당)은 13일 “국립중앙박물관이 패널 제작사에 넘긴 설명문의 최종 원고를 국감자료로 제출받아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오자와 탈자가 최소한 200곳이 넘는 등 오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민의원은 “설명패널 제작사업에 총 29억9천만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여러차례에 걸쳐 박물관측에 개선 권고를 했지만 보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중앙박물관측이 민의원에게 제출한 설명패널의 원고에는 조선조 제9대 임금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성종임금의 아들’로 사실과 틀리게 기술되어 있다.


또 광해군의 아들 질(侄)이 강화도로 유배가서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도 ‘타살’된 것으로 설명했다. 이와 함께 ‘문하생’을 ‘문화생’으로, ‘봉오리’를 ‘봉우리’로 잘못 기재한 사례나 ‘7일 마다’처럼 확연히 틀린 띄어쓰기나 어법에 맞지 않는 비문(非文)도 상당수 지적됐다.


중앙박물관측은 이같은 오·탈자 등의 문제를 점검하고 바로잡기 위한 윤문비 예산으로 3천6백만원을 책정하기도 했으나 이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박물관측은 민의원실의 문제 제기로 논란이 예상되자 지난 12일에야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와 국어문화운동본부 등 전문기관에 교열 용역을 의뢰, 일정을 협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월 개관을 목표로 마련된 당초 사업 일정에 따르면 설명패널은 지난 7월중 제작 설치되고 늦어도 8월말까지는 수정보완 작업도 마무리됐어야 한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민의원의 지적에 대해 “현재 최종 보완작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개관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국·김정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