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입니다

경향 신문 10월 13일자에는 '뚜바人서 찾은 한민족 문화의 뿌리'라는 책에 대한 소개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를 다물넷에 소개하면서, 한가지 지적해야 할 것은 왜 하필이면 책의 제호를 '... 한민족 문화의 뿌리'라고 했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표현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는 무의식속에 우리 자신을 곁가지로 보고, 우리 외에서 우리의 중심을 찾는 사대/식민 사관에 물들어 있다는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만약 우리에게 이와 같은 의식이 없다면, 이런 표현도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고 말 수 있는 것이며, 그냥 표현의 한 방법으로 받아들이는데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현존하는 사대/식민 사관의 암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런 표현에 있어서도 '그 반대의 표현을 의도적'으로 쓰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선양, 옌지, 옌벤, 썬전,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표기하지 말고 심양, 연길, 연별, 심천, 북경, 상해 등으로 표기하는 것 등이 그것이며 더 나아가 '중국 옌벤'이라는 표현대신 그냥 '연변'이라고 하는 등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제목도 '한민족의 한 갈래 시베리아 뚜바인'이라거나 '뚜바인은 한민족의 일원이다'라거나 ... 등등 보다 좋은 표현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여 아쉬운 마음에 이를 적어보았다.

김종수



[경향신문 2005-10-13 18:00:14]


한민족 문화의 뿌리로 여겨지는 시베리아 지역의 유목민에 대한 현지 민속조사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홍남)은 최근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뚜바인의 삶과 문화’와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뚜바인’ 등 2권의 민족학 총서를 펴냈다.

특히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뚜바인의 삶과 문화’는 민속박물관 현지조사팀이 2003년과 2004년 2차례에 걸쳐 남동 시베리아에 있는 투바 공화국의 투바민족에 대한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인류학적·민족학적 연구 성과를 묶은 것이다.

투바 공화국은 가장 최근에 생겨난 러시아연방 공화국으로 아시아 대륙의 한 가운데 있다. 남동쪽으로는 몽골, 동쪽으로는 부리야트 공화국, 북동쪽으로는 이르쿠츠크주, 서쪽으로 알타이 공화국, 북서쪽으로 하카스 공화국 등과 국경을 접한다. 면적은 17만5백㎢로 수도는 키질. 인구는 35만명으로 이중 70%가 투바 민족으로 구성돼 있다.

민속박물관이 한민족 문화의 원류를 찾기 위한 비교연구의 첫 대상으로 투바 민족을 택한 이유는 뭘까.

우선 아시아 대륙의 중심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다. 또 높은 자민족 비율에 따라 투바 민족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통문화가 잘 보존됐고, 북방민족문화의 흐름 파악이 쉽기 때문이다. 물론 원형이 잘 보존된 것은 고대 한민족과의 관계 추정 등에 도움이 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는 우리 민족 문화와의 유사성도 발견됐다. 샘에 대한 제사와 서낭당 등 우리의 민간신앙과 비슷한 부분이 남아 있다. 또 음력 정월의 덕담이나 세배 형식 등 세시풍속, 씨름이나 활쏘기와 비슷한 민속놀이도 현존한다. 민속박물관 측은 앞으로 추가 연구조사를 통해 한국문화와의 연관성을 구체적으로 밝혀낼 예정이다.

두 권의 보고서는 전설과 민담, 종교, 의례, 유목생활, 샤머니즘 등 투바인들의 삶과 문화를 생생한 컬러사진과 함께 실었다.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뚜바인의 삶과 문화’는 현지조사팀의 현장 보고서이고,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뚜바인’은 러시아 현지에서 발간된 저서와 논문들을 모아 번역한 것으로 투바인들의 생업, 놀이, 종교와 의례 등이 담긴 민족지다. 한편 민속박물관은 투바에 이어 러시아 연방 알타이 공화국에서 알타이 민족 고유의 ‘샤머니즘’에 초점을 맞춰 비교민속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재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