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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병마용 주인 진시황 아니다" 인민일보 등 일제히 보도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에 있는 병마용(兵馬俑.사진)의 주인이 진시황(秦始皇)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병마용은 BC 210년 사망한 진시황의 대규모 부장품을 매장한 갱(坑)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 포털 사이트 써우후(搜狐)는 지난달 30일 "병마용의 주인이 진시황이 아니다"라는 건축학자 천징위안(陳景元.69)의 주장을 소개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언론들도 1일 이 같은 내용을 일제히 보도해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천은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진시황이 병마용의 주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첫째, 병마용의 거리가 진시황릉에서 무려 1.5㎞나 떨어져 있다는 점. 병마용이 죽은 진시황의 호위병이라면 당연히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병마용의 전차 바퀴 규격이다. 천은 "진시황대에 이르러 전차와 마차 등의 모든 바퀴는 규격이 통일됐으나 병마용 부장품 가운데 보이는 전차 바퀴는 규격이 제각각"이라고 지적했다. 셋째, 발굴 당시 병마용 인물상들이 울긋불긋한 채색 복장을 하고 있다는 점. 천은 "진시황대의 무사는 모두 검은 색 옷을 입었기 때문에 채색 옷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천은 병마용의 주인이 진시황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병마용 발굴 당시 권력을 잡고 있던 마오쩌둥(毛澤東)의 부인 장칭(江靑)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칭은 발굴 당시 진시황의 것으로 보기엔 문제가 있는 사항들을 모두 무시했다. 당시 유교를 탄압하기 위해 법가의 상징적 인물인 진시황을 부각시키려 했고, 부장품 역시 진시황의 것이라고 주장하게 됐다"는 것이 천의 설명이다.

병마용의 진짜 주인은 진시황에 비해 100여 년 앞선 진대 선태후(宣太后)라는 것이 천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중국 고고학계의 반응은 아직 신중하다. 진시황대 인물인 여불위(呂不韋)의 이름이 새겨진 창이 병마용에서 발견됐고, 진시황이 "내 무덤을 더 넓혀 지으라"고 말한 기록이 있는 점 등을 들어 학계는 선태후 설을 반박하고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