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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HH>

본연재는 총1,023회로 이루어진 기나긴 내용이며 오늘 올린 (40)회째의 이야기는 1차작성된 것 즉 2차3차과정의 보완되기 전의 최초의 것임(지금도 계속 보완집필중에 있는 상태이며 수년후에 출판될 예정임).

알고보면 인류음악사상 가장 위대한 가수!
최근 본연재의 어느 부분을 선정하여 미국의 某영문싸이트에 각각 번역(영어번역은 저자가 직접 '최고급영어'로 실감있게 번역함!)하여 남인수선생의 노래와 함께 올린 바있음(나는 그냥 심심풀이로 그랬던건데 다른나라 사람들이 보건말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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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회.
‘해협의 물이 잔잔하기 그지없구나!’
분명히 이 날 해협의 물결은 유리알처럼 맑았으며 더할나위없이 푸르고 잔잔했다.
고요하다고 할 정도였다.
조선을 향하여 해협의 물결을 묵묵히 가르고있는 배 갑판에서 강문수는 무거운 심정으로 짙푸른 바다를 내려다 보고있다.
강문수는 자기를 꿰뚫어보고 자기가 가야 할 인생의 길에 대해서 명확하고 냉철하게 다짐을 주던 그 일본인 아니 그 조선인의 이름을 되뇌이며 그가 한 말을 새기고있다.
사실 알고보면 그 조선인의 말은 이미 강문수에게 별로 새삼스러울 것은 없었으나 그로 인하여 도쿄를 떠날 때부터 갖게 된 착잡함을 웬일인지 이 순간까지도 떨쳐낼 수가 없었다.
귓가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그의 말을 머리 속에서 되뇌이면서 강문수는 점점 깊은 생각에 잠겨 들어가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의 어느 한 순간에 강문수는 저 짙푸른 바다 속처럼 깊디깊은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무엇인가가 한순간 ‘툭'치고 올라오더니 한 개의 거대한 파도처럼 변해가며 서서히 다가오는 느낌 속에서 뭐라고 형용할 수도 없고 도저히 거역할 수도 없는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다.
어둡고 불길한 예감이었다.
‘뭘까?’
동시에 그에게 무겁고 음습한 긴장감이 엄습해온다.
강문수는 그 예감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한동안 숨을 죽였다.
한 순간 그의 등에서 날카로운 소름이 스쳤다.
‘아아, 아니야! 아니야!’
강문수는 세차게 거부했으나 그 소리는 입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뇌리 속에서 울리면서 한동안 온 몸이 싸늘하게 떨릴 뿐이었다.
‘안고 가야 하는가.’
호흡이 가빠워오면서 강문수는 처음 가져보는 자신의 운명에 대한 이 불길한 예감을 그만의 강인함과 냉정함으로 진정한다.
강문수의 이 강인함과 냉정함은 그로서는 결코 짧지 않았던 일본에서의 노동자생할 속에서 몸에 베인 자기인내와 자기극복을 통해 갖게 된 성정이다.

서서히 마음의 평정을 찾아가고 있었을 무렵에는 제법 시간이 흐른 뒤였다.
강문수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그리 멀지않은 곳에서 외로운 듯이 보이는 한 마리의 갈매기가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강문수의 시선은 그 갈매기의 궤적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쫓는다.
‘아,내 인생이 저 새의 처지와 다를 게 무언고. 저 새와 외로움을 나누지 못하니 더욱 애절하구나...’
강문수는 갈매기가 점점 한 개의 점으로 변하여 사라지는 순간까지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러더니 얼마 후 배난간을 잡은 그의 손에 힘이 주어지면서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이 감돌고 있다.
강문수는 큰 숨을 들이 쉰다.
바로 이날 선상(船上)에서 강문수는 일생을 두고 변치 않는 그야말로 일생일대의 한줄기 처절한 맹세를 한다.

<船上盟誓(선상맹서)>
무더기 검은 구름에 해와 달 갇히고 길잃은 새 울음 섪다
적막한 조선 하늘에 내 노래 울려나리라

언 서리 칼날바람에 붉은 꿈 찢기고 푸른 꿈 무너져갔네
황량한 반도삼천리 내 노래 펼쳐지리라

타관에 뼛속 시리고 무정에 눈물 다 마르니 탄식만 깊다
한많은 나그네 가슴 내 노래 사무치리라

잃어진 고향 산천아 흩어진 형제야 맺노라 한 줄기 맹서
붉은 피 쏟을지라도 내 노래 어이 끊으랴

어느새 강문수의 눈가에는 촉촉함이 베어져 나오고 있었다. 해협의 맑고 투명한 공기를 강문수는 힘껏 들이킨다.
‘저 해협 마른다 해도 이 맹서 변치 않으리… 이 맹서 변치 않으리…’

이 때가 1935년 2월로 이미 접어든 무렵이다.
(41)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