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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란 책은 우리 문화 소개서로 90년대를 풍미하며 지금도 많은이의 머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권(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 1996년)의 내용 중 나의 시선을 끄는 대목이 있어서 이렇게 글을 올리는데, 이것에 대한 의견을 부탁합니다.

321쪽의 내용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령왕릉의 이야기는 그의 관이 일본에만 있는 금송이라는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사실과 그가 일본에서 태어났다는 추론 때문에 요즘 텔레비전, 소설, 심지어는 역사서에서도 백제가 마치 고대 해상제국이었다는 식으로 과장해서 간혹은 황당하게 꾸며내는 일을 부쩍 많이 보게된다. 왜 그런 발상을 하게 됐는지에 대하여 짐작 못하는 바 아니지만 허구에 기초한 이야기는 끝내 허구로 끝나 우리의 역사 창조에 도움은 커녕 방해만 된다.
오히려 우리는 무령왕릉을 얘기하면서 백제의 미학과 문화를 다분히 애국적으로 복원하는 데 심취한 나머지 중요한 사실 하나를 빼놓고 지나간 것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무령왕릉의 구조와 출토 유물에 중국 양(梁)나라 양식이 충실히 모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왕과 왕비의 시신이 무덤 안쪽(북쪽)이 아니라 문 쪽(남쪽)으로 머리를 둔 점, 중국식의 돌짐승 지킴이, 중국 청자 항아리와 병, 중국 백자 등잔, 한나라 거울을 본뜬 청동거울, 중국 화폐인 오수전, 양나라식의 연화문 벽돌 들을 보면 만약에 무령왕과 왕비의 지석이 나오지 않았다면 많은 학자들이 양나라에서 귀화해 온 귀족이나 장수의 무덤이었다고 추측했을 만큼 중국풍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하는 문제다. 만약에 무령왕릉에서 본 유물이 모두 백제의 고유한 문화라고 인식한 사람이 중국 남경박물관을 다녀온다면 그 문화의 모방성에 크게 실망할 것이 틀림없다. 백제왕이 양나라에서 부여한 영동대장군이라는 칭호를 묘지 앞머리에 부친 것만 봐도 알 만한 일이다. 그것이 일종의 명예박사학위 같은 권위의 표시라는 해석에 동의한다 해도 그렇다.(이병도 '무령왕릉의 발견의 으의', - 무령왕릉)
이 엄청난 '수입상품 선호취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이 점을 우리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백제의 역사 속에서 중국과 적극적인 대외 문화교류가 이루어진 것은 바로 무령왕 때였다. 그때에 백제는 비로소 국제적인 감각과 무대를 경험하게 되었고 그로써 지방적 낙후성을 벗어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동북아시아 문화의 보편적 성취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을 통하여 자기를 성숙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무령왕 때의 이러한 양나라 문화 모방을 하등 부끄러워할 것이 없다. 오히려 그런 대담한 문화적 개방성, 그렇게 개방할 수 있는 자신감과 자세를 칭찬할 수도 있다. 그런 문화적 충격과 모방성을 거부하여 스스로 몰락하고 만 예가 세계사 속에는 무수히 많다. 말갈, 숙신, 동예 등이 그랬고 아메리카 원주민의 역사가 그랬다. 무령왕은 그런 식으로 세계를 확대해갔고 그의 아들 성왕은 부왕(父王)의 이런 문화적 토대엣 진짜 찬란한 백제문화를 부여에 가서 꽃피웠던 것이다.

위의 글을 보면 한민족 공동체의 시각과는 너무도 대립되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견에 대한 한민족 공동체의 의견은 어떤지, 그리고 이글의 작자인 유흥준 등 강단 사학자의 연구단계는 이미 우리 문화를 미학적인 단계까지 올려놓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워서 이렇게 답을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