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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고구려 유적] <상> 북한의 고구려 유적들
1300년 된 벽화에 살아 숨쉬는 당시 삶·예술

유석재기자 karma@chosun.com

입력 : 2004.06.22 17:36 56' / 수정 : 2004.06.22 18:2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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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한 유적은 평양과 남포, 평안남도 대동과 황해남도 안악 일대의 ‘고구려 고분군(The Comlex of the Koguryo Tombs)’이다.
평양시 역포구역 용산리 동명왕릉(진파리 10호분)과 그 주변의 진파리 고분 15기 평양시 삼석구역 호남리 사신총과 호남리 1~16호분, 금실총, 토포리대총, 토포리 1~15호분 등 34기 평남 대동군 덕화리 1·2·3호분 남포시 강서구역 삼묘리 강서삼묘 남포시 덕흥리·약수리·수산리 고분과 용강군 용강대총·쌍영총, 황해남도 안악군 안악 1·2·3호분 등 독립고분 8기로 모두 63기에 이른다.

고구려 고분이 문화 유산으로 특히 의미 있는 것은 1300년을 넘긴 생생한 벽화들 때문이다. 이번에 등록 신청한 고분 중 벽화를 간직하고 있는 것이 무려 16기. 고구려인의 다양한 현실과 내세의 삶을 함께 반영한 뛰어난 예술성으로 이름 높다. 안악 3호분은 250명의 인물들이 등장해 율동적이고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행렬도’가 그려진 고구려 벽화고분의 백미다. 수박도와 부엌·우물·차고의 모습 등 고구려인의 생활풍속을 생생히 전해주는 벽화도 남아 있다. 덕흥리 고분은 무덤의 주인공인 ‘유주자사(幽州刺史) 진(鎭)’의 국적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던 고분이다. 도열한 13군 태수들의 모습은 욱일승천하던 고구려의 기상을, 북두칠성의 보성(輔星)인 8번째 별이 그려진 별자리 그림은 고구려의 뛰어난 천문 수준을 알려준다.

강서대묘의 현무와 강서중묘의 백호 그림은 고구려 후기의 고분벽화를 대표하는 사신도(四神圖)로 유명하다. 진파리 1호분은 배경 요소가 아니라 풍경으로 독립돼 그려진 나무와 사신도, 4호분은 내세의 정토 사상을 표현한 연못 그림이 그려져 있다. 쌍영총은 무사와 일반 서민들의 옷차림을, 수산리 고분은 막대와 공을 허공에 던지며 묘기를 부리는 교예의 모습을 생생히 전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