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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박아놓은 혈침 70여 년만에 뽑혀
민족정기선양위, 충남 서산 팔봉면 야산에 박혀있는 콘크리트 12개 말뚝 제거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안서순(ass1273) 기자



일제가 민족정기를 훼손키 위해 지맥에 막아놓은 '혈침'이 70여 년만에 뽑혔다.

13일 사단법인 한배달 민족정기 선양위원회 쇠말뚝뽑기 운동본부(위원장 소윤하)가 이번 광복절을 기해 충남 서산시 팔봉면 진장리 산 94-3번지 야산에 박혀있는 콘크리트로 된 12개의 말뚝(혈침)을 제거했다.

가로32센티, 세로 32센티, 높이 165센티 크기로 만들어진 이 말뚝은 일제가 1930년대 이후 박아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민족정기 선양위원회는 "일제가 팔봉산의 기를 타고 장군산을 지나 태안으로 이어지는 맥을 끊기 위해 이곳에 많은 수의 혈침을 박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곳 마을주민은 "예전부터 일제가 말뚝을 박은 곳이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으로 명당처로 불려왔고 사해를 다스리는 큰 인물이 날 곳으로 전해 내려왔다"며 "실제로 지역에 영조 때 부원군을 지낸 경주김씨 집안의 선영이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김씨 종친회의 한 관계자는 "구한말 집안의 장손으로 독립투사로 이름이 높았던 김용환 선생(1882-1919)의 독립운동에 대한 앙갚음으로 이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안권순 교수(한서대)는 "일제가 이처럼 풍수학적으로 중요시 되는 혈처마다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것은 자연을 유기체로 보아 자연과 인간은 1대1일로 대응한다는 관념을 갖고 있는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풍수사상'과 상당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는 혈침으로 철침과 목침, 석침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양위원회 관계자는 "상징적 의미이기는 하지만 광복59주년을 맞아 혈침을 뽑아냄으로써 지맥을 이어주고 상처 입은 강산을 치유키 위해 이 같은 행사를 하고 있다"며 "지세가 뚜렷한 가야산주변과 서산과 태안지역의 유명산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혈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광복60주년이 되는 내년 광복절 즈음에는 모두 뽑아낸다는 계획으로 혈침이 박혀있을 만한 장소를 찾아 제거해 나가는 일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