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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212

타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자기 자신도 해발할수 없다.
작성자 :
박윤철  (IP :61.43.128.103 )
적성일 :
2005-04-03
조회수 :
2394

“타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자기 자신도 해방할 수 없다”



박윤철 교무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2005년 3월 16일, 대한민국이 일본에게 ‘(정신적) 침략을 당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일본 시마네현 의회가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위한 조례를 찬성 다수로 가결한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1905년, 러일전쟁 승리를 계기로 한반도 침략을 본격화했던 침략자 일본은 ‘다케시마의 날’ 조례 가결을 통해 1백 년 만에 또다시 한국 영토에 대한 침략 야욕을 공공연하게 드러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의 감정을 감출 길 없다. 당장 달려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그들의 야욕을 꺾고 응징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감정적 대응만으로 ‘독도사태’는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물리적 수단을 사용하여 그들을 응징한다면 더 큰 불행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다. 어찌 해야 옳은가. 일본에 유학을 한 경험이 있고, 한일 근현대사를 공부하고 있는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독도사태’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이번 ‘독도사태’가 보여준 가장 큰 교훈은 이른바 민주주의국가 일본이 과거 침략전쟁을 일으켰던 군국주의국가 대일본제국과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나라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우리 국민들에게 극명하게 일깨워주었다는 점일 것이다. 오늘의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을 일삼았던 대일본제국과 분명히 다르다.

1945년 이후, 일본은 민주주의국가 건설을 위해 나름의 노력과 실천을 기울여왔다. 1970∼80년대에는 양심적 지식인들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열렬한 성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 같은 일본사회의 노력을 인정했기에 우리는 1965년 일본과 국교정상화를 단행했고, 1998년에는 ‘신 파트너 쉽’ 공동선언도 했으며, 일본 대중문화도 개방함으로써 두 나라간의 교류가 진정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되어 왔다. 그 결과 작년에는 역사상 그 유례가 없는 ‘한류’ 열풍이 일본을 강타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대전 패전이후 미국의 강요 속에 민주주의국가로 바뀐 일본은 과거 침략전쟁을 자행했던 1급 전범들을 ‘야스쿠니 신사’라는 곳에 합사(合祀)해 놓고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대신이 매년 공공연하게 참배를 하는가 하면, 1급 전범 도조 히데끼를 영웅화한 ‘프라이드’라는 영화를 만들어 오사카 평화박물관에서 상영하는 폭거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상당수의 일본인들은 2차대전의 와중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전쟁범죄인 ‘종군위안부’ 문제와 ‘남경대학살’ 사건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일본을 국제사회에서 곤경에 빠트리기 위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한 모략이라고 강변해 왔다. 아시아인 2천만 명을 희생시킨 과거의 침략전쟁을 서구 열강의 침략으로부터 아시아를 지키기 위한 ‘방위전쟁’이었다고 강변하는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공식 교과서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노골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과거사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그것을 미화하고 찬양하는 일본 정치가와 고위 관료들의 망언은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대 일본은 외형적으로는 민주주의 국가로 변화 발전되어 온 것이 사실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어도 과거의 침략전쟁에 대한 진정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성립된 나라도 아니며, 과거사에 대해 준엄한 심판과 청산을 해내지 못한 일종의 정신적 불구상태에 놓여 있는 ‘미숙한’ 나라임을 알 수 있다. 이번 ‘독도사태’는 바로 이 같은 ‘미숙한’ 나라 일본의 속성, 즉 21세기에 와서도 여전히 과거의 침략주의적 망상을 청산하지 못한 정신적 불구의 나라 일본의 모습을 만천하에 폭로한 사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정신적 불구의 나라 일본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까. 과연 일본인들은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정신적 불구 상태를 치료할 수는 없는 것일까. 현대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콤플렉스로부터 해방하는 길을 스스로 찾아낼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전범국가 독일이 진정한 반성과 과거청산을 통해 과거사의 악령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킴으로써 이웃나라 프랑스와의 우호관계를 회복했던 것처럼, 현대 일본 역시 철저한 자기반성과 준엄한 과거청산을 단행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신적 불구상태를 해소하고,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이웃나라와 진정으로 화해하는 ‘성숙한’ 나라로 태어났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일본 안에도 양심적 지식인과 건전한 상식을 지닌 시민단체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타민족을 억압하는 민족은 결코 자기 자신도 해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다. 또한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들과 시민세력들이 과거사에 관한 한 ‘미숙한’ 나라인 일본을 ‘성숙한’ 나라 일본으로 변화시켜 갈 수 있도록, 그들과 긴밀히 연대하고 그들의 실천적 노력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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