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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치기 쉬운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
3번 국도 산업도로변에는 조선백자 도자전시관과 곤지암의 먹거리 소머리국밥집이 즐비하다.
예로부터 광주 분원에는 조선백자의 관요가 자리 잡고 있다.

백자의 진수라고 하는 분원의 관요!
그래서인지 국도 3호선을 중심으로 도공들의 도예공방들이 즐비하다.
신라 토기와 고려청자 그리고 조선백자에 이르기까지 도공들의 솜씨를 자랑이나 하듯 똑같은 모양의 도자기!
그리고 생활용기로 자리 잡은 생활도자기는 어느 공방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형태의 도자기 들이다.

이런 도예공방들 중에 특이하게 옛 조선백자의 가마터에서 평생을 흙과 싸우며 자신만의 독특한 상품으로 도자사를 새롭게 일구는 사람이 있다.

백담 이광 도예연구소 소장 백담 이광 선생이다.
백담 이광 선생은 1942년 경북 성주 출생으로 1961년부터 부친 이판덕으로부터 신라토기 빚기를 사사하면서 흙과 인연이 되었다.

질박한 흙으로 빗어내는 신라 토기의 매력에 빠져 평생 신라 토기를 빗어온 아버지로부터 흙을 다루는 솜씨와 불의 조화를 터득한 후 1970년에 경기도 이천에 올라와 당시 지방문화재였던 지순택 선생의 문하에 들어가 청자, 백자, 분청사기를 사사 받는다.

지순택 선생의 문화에서 전통도자기의 사사 받기를 10 여 년, 자신만의 이름으로 도자기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독립을 했다.

먼저 생활근거지를 광주 곤지암으로 옮기고 흙과의 싸움을 하면서 조선백자의 파편을 모으고 또 조선백자의 가마터를 돌면서 연구를 계속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이 자리 잡은 도예연구소가 조선백자의 중요한 가마터라는 것을 알게 되어 1985년에는 문화부로부터 광주 이조백자 도자사적 제314호로 지정을 받게 되었다.

이광 선생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작품들을 전승공예대전에 출품하여 문화부로부터 “백자대아(白磁大아)”가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광선생은 경기도로부터 우수공예기능인 제89-8호로 지정을 받는다.

옛것을 복원하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옛것에 만족하고 새로운 창작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남의 작품에 답습하는 것에 불과 하다는 판단아래 백담 이광 선생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 왔다.

백담 이광의 작품은 다른 사람의 작품과는 다르고, 또 도자기를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리고 평가를 받기 위해 노력과 노력을 계속하였다.

흙을 밟아 기형을 만들어서 가마에 넣고 새로운 형태의 도자기를 만든다는 기쁨보다는 실패를 거듭하면서 자신을 책망하면서 모든 시름을 담배로 달래는 날이 많아져, 백담 이광은 작품을 구상할 때면 습관처럼 담배를 물게 되었다.

“작품을 한다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요. 내 작품이 그렇듯이 작은 작품보다 대형작품을 하다보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듭니다. 내 혼을 작품하나에 온통 쏟아 부었는데, 결과가 실패로 돌아올 때는 몇 번이고 그만두고 싶어요. 그러면서도 새롭게 시도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의운명이라 생각 하고, 또 사명이라 생각 하면서 말이죠.”라고 말하면서도 어딘가 그늘진 얼굴을 볼 수 있다.

바로 몇 해 전에 폐암선고를 받아 치료중이었다.
이제는 담배를 끊었지만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흙과 함께 이 자연이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똑같은 작품은 만들지 않아요.”
“제 작품 보시면 똑같은 것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는 내가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새로운 작품을 만들다가 갈 것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말씀하신다.

장인의 정신! 그대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백담 이광 선생!
차 한 잔을 권하면서 절대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당부까지 하신다.
막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연구실 한쪽에 써있는 시 두 편이 눈이 들어온다.
백담 이광 선생의 생을 시로 표현한 것이다.

교감

백담의 손안에서 살아나는 흙의 율동을 보고 있노라면,
흙이 생명이 없는 물체라는 것을 아득히 잊고 만다.

때로는 스포트라이트에 노출된 발레리나의 선율처럼,
때로는 신들린 사물패의 숨 막히는 박동처럼,

흙은 백담의 호흡을 빨아들여 숨을 토해내기도 하고,
백담의 기를 녹여내어 환상의 이미지로 피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물레의 빠른 흐름 속에서도 백담의 손은 태연하고도 자약하다.
굳은 나무토막인가 싶다가도 어찌 보면 생명의 우월성을 비웃는
무생명체 같기도 하다.

눈을 지그시 감기라도 한 듯 아주 천천히, 백담의 손은 그 생명의 절정을
흙 속으로 분출하고 있다.

조화

지나친 형식주의를 훌훌 벗어던져
자연의 느낌을 가장 많이 간직한 그릇,
분청!
그렇게 충만 된 자연스러움 속에서도
스스로의 자태를 흐트려뜨리지 않는
그릇이 바로 분청이다.
이 분청은 백담을 통해 ‘르네상스’를 맞는다.
분청의 황금시대라고 해도 좋을 만큼 피부와 속살,
그리고 그 자태와 발색은 다양하기 이를 데 없다.

흙이 쏟아내는 그 이야기들은 손과 가슴으로 전해 듣고
흙이 가진 저마다의 독특한 특성을 표출하였기에 더욱
정직하고 다양하다.

백담은 이 작업을 통해 현대 속에
과거가 살아있음을 증거하기도 하고,
흙이 인간생활의 고향이며 모태임을
증명이기도 한다.


*백담 이광 도예연구소
경기도 광주시 실천면 신대리 97번지
연락처: 031)762-8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