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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잇는 천상의 소리!
신라 박재상 선조의 부도지에 마고쥬신(동양의천지 창조)에서 먼저 율려의 음악소리가 나고 뒤에 빛이 보였다고 했듯이 천상의 소리들이 바로 정악 대금의 연주곡인 것이다.
평조회상 중 <상령상>과<청성자진 한잎><헌천수)등 특징적인 곡들이다.

신라 신문왕 때부터 만파식적(萬波息笛)의 설화로 비롯된 대금은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서 면면히 이어 왔고 그 가락 속에는 천년의 숨결이 숨어 있는 것이다.
천년을 이어온 정악 대금은 조선 헌종 때의 정악원 악공 정약대(鄭若大), 궁내부 정악원 악사 최학봉(崔鶴鳳) 일제시대의 이왕직 아악부의 김계선(1891-1944), 그리고 국립국악원의 녹성 김성진(1916-1996년)으로 이어져 중요 무형문화재 제 20호로 지정되어 현재는 김응서로 이어졌다.

김응서선생은 1946년 평안남도 중화군에서 태어났으며, 1916년 국립국악원 국악사 양성소 7기생으로 입소하여 김성진 문화의 문화생으로 입문했다.
졸업과 동시에 뛰어난 기량을 인정받아 국립국악원 연주단원으로 발탁되었고, 1984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정악대금의 전수조교가 되었고, 1996년에는 김성진 선생의 뒤를 이어 인간문화재가 되어 정악대금의 맥을 잇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정악 대금을 놓지 않았고 한눈도 팔지 않았다.” 즉 많은 사람들이 정악 대금과 산조 대금을 아울러 하고 있지만 김응서 선생은 절대로 한눈을 팔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던 산조대금을 깨버렸다는 일화가 있다.

전통 지키는 예인들의 모습에서 보듯이 한길을 가기위한 무한한 독공!
20여년을 연습한 결과 스승님의 뜻을 어렴풋이 이해 할 수 있었다고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
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욕심이나 자신을 내세우려면 음악의 세계를 맛볼 수 없다.
스스로 겸양하고 나를 낮출 때 음악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것이라는 김응서 선생의 말씀에서 30 여 년간 3,800 여 회의 다양한 연주를 통해 얻어진 진실된 소리인 것이다.



1997년에 후진 양성을 위해 용인대학교 국악과에 교수로 부임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지도해오고 계시지만 아직도 마땅한 후계자를 선정하지 못했다는 김응서 선생!
음반작업을 통해 나를 죽이고 음악으로 살겠다는 신념으로 “천년을 잇는 소리”라는 음반을 내시었다.
스승님도 음반을 내지 않아 망설였지만 시대를 거스를 수 없다는 주변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산조에 익숙한 사람들이 정악에 심취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정동중으로 이어지는 정악의 참맛을 보고나면 마치 선승이 선경세계를 체험하듯이 정악의 세계로 젖어 드는 것이다.
“전통을 잇기 위해 나를 버려야 해!”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로 이룰 수 없어!”
“그런데 요금학생들은 그렇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야!”

김응서 선생의 말씀에서 우리의 멋 풍류도인의 참맛을 들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