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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란 쉽게 구리에 주석을 섞어서 만든 청동이다.
유기를 제작하는 기법에 따라 안성의 주물유기, 평안북도 정주군의 납청에서 전해지는 방짜유기, 주물과 방짜를 병행한 순천의 반 방짜유기 등 3가지가 있다.
이중에 유기를 망치로 두들기고 펴서 모양을 만드는 방짜유기는 그 기법이 까다로워 그 제품을 으뜸으로 친다.

금형에 쇳물을 부어 그릇 형태를 만들어 주물 유기와는 달리 쇳덩어리를 일일이 메고 치고 두들겨 모양을 만드는 방짜유기는 1,200 ~ 1,300도의 불길에서 장인의 혼이 깃들어야 겨우 한 작품을 만들 정도로 까다로운 작업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77호인 이봉주 선생!
천년의 방짜유기를 만들고 지키는 방짜의 명인!
경북 문경시 가은읍 방자유기전수관에서 오늘도 유기를 만들기 위해 화덕의 불이 쇳덩이를 달구고 있다.

이봉주 선생은 평안북도 정주 납청에서 30리 떨어진 시골에서 태어났다.
가뭄과 홍수가 두해만 겹쳐도 끼니걱정을 해야 하는 농사일이 유일한 직업이던 시절 당시 유기행상을 하시는 어머니를 따라 납청 유기공장에 자주 드나들면서 그 세계에 매료되었다.

불길과 싸우는 대장장이들의 건장한 모습을 꿈꾸며 살던 이봉주 선생은 삼팔선이 가로 막히면서 방자유기의 판매도 어려워져 당시 방짜유기장들과 월남에 합류했다.
고향을 떠나 서울에 온 이봉주 선생은 1948년 납청 사람들이 운영하는 후암동에 있는 양대(양대는 원래 큰 그릇을 말한다)라 하는 방짜유기 공장에 들어갔다.

먼저 사환으로 시작한 이봉주 선생은 18개월 만에 원대장(방짜제작을 총괄 지휘하는 지위)이 되었다.
월급은 고사하고 밥 굶지 않고 한뎃잠을 자지 않는 걸로 감사하던 시절, 원대장의 하루 임금이 쌀 두가마라는 사실이 매력이 아닐 수 없었다.
기술만 믿고 말썽을 부리던 전 원대장에 비해 술은 물론 담배도 안하고 성실성으로 그가 만든 초기제품마저 상인들로부터 인기를 얻자 주인도 믿음직스러운 눈치였다.
남들이 10년을 걸려도 되기 힘들다는 원대장 자리였다.

이후 이봉주 선생은 29세 되던 1957년에는 주인으로부터 독립하여 구로동에 공장을 세웠다.
먹고살기 힘든 때도 장사가 잘되었다.
그러나 유기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땔감이 연탄불로 바뀌고 나서 연탄에서 내품는 일산화탄소가 닿기만 해도 그 독성으로 인해 검게 변색되는 방짜유기를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멀리 하기 시작 했다.

더욱이 생활용기들이 스텐레스와 프라스틱 그릇이 활개를 쳤다.
하는 수 없이 이봉주 선생은 방짜공장을 팔아야 했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생활고에 피난시절 부산에서 결혼한 아내는 풀빵장사로 나서야 했다.
그런 와중에도 이봉주 선생은 안양에서 사람을 모아 방짜공장을 만들어 망치질을 멈추지 않고 방짜유기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생활식기에서 유기는 왕따를 당했고, 유명했던 유기장들은 야사 속에 사라져 갔다.
생활용기가 떠난 자리에는 징과 꽹과리 등 악기가 메웠다.

풀무질을 하면서 우김질과 당금질을 반복하면서 하루 종일 화덕의 불길과 싸우고 나서야 청명한 소리가 영혼을 울리는 악기가 만들어졌다. 남한에서 으뜸이라 하는 남원의 방짜는 명맥이 끊어졌지만 고행을 등지고 내려온 납청 방짜유기가 온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봉주선생의 공이다.

평북 정주에 방짜유기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이봉주선생 !
지금은 가지 못하는 고향을 뒤로한 채 문경을 택해 방짜유기 전수소를 만들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방짜유기는 생명의 그릇이라는 이봉주선생의 말씀에 뒷받침이라도 하듯 현대 과학적으로 방짜유기의 비밀을 밝히려는 의도가 이루어졌다.

서양의 합금 기술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방짜유기의 신비가 밝혀졌다.
내용을 보면 방짜그릇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와 주석을 일정량으로 혼합한 합금인데, 현대금속학에서는 구리에 주석을 4-5%를 혼합해야 한다고 밝혀져 있다.
그런데 우리방짜 그릇은 주석의 농도를 22%까지 혼합하니 현대 금속학적 이론으로는 풀 수 없는 이론이다.
왜냐하면 주석은 강도가 너무 강해 깨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대의 금속학적 이론과 달리 우리나라 전통 유기(방짜)의 방법을 보면 ...
청동이 있는데 유철은 구리를 70-72%에 주석을 30-28%혼합한 것이고,
청철은 구리를 80%-85%에 주석을 20-15%를 사용하여,
여러 번 담금질을 하여 대야나 그릇, 숟가락, 꽹과리 등을 만들었다.

성분이 약한 구리에 성분이 강한 주석을 첨가하여 여러 차례 담금질을 통해 실용성 있는 그릇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잘 깨지지 않고 견고한 그릇으로 탄생된 방짜그릇은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는 그릇이라는 점이다.

얼마 전 대학의 식품공학과에서는 방짜그릇에 대한 여가가지 실험이 이루어졌다.
실험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너무나 많은 사실들이 밝혀졌다.

첫 번째 실험은 방짜그릇과 사기그릇, 유리그릇에 우리가 먹는 식품 중에서 깻잎을 두 가지로 구분하여 24시간동안 똑같은 조건에서 보관 했다. 깻잎 한 종류는 전혀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무농약 깻잎과, 또 하나는 깻잎에 농약을 살포한 것이다.

실험결과 다른 그릇에서는 아무런 반응을 볼 수 없었지만, 방짜그릇에서는 농약을 살포한 깻잎이 담긴 그릇이 심하게 부식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실험은 각 그릇에 법정 병원균이 O-157균의 배양균을 넣고 24시간 후에 본 결과, 다른 그릇에서는 O-157 병원균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반면, 방짜그릇에서는 완전히 소멸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세 번째 실험은 똑같은 조건에서 자란 백합꽃을 방짜그릇과 자기그릇, 유리그릇에 꽂아 같은 조건에서 살펴본 결과, 자기그릇의 백합과 유리그릇의 백합은 1주후부터 꽃잎이 오무라지면서 시드는 반면, 방짜그릇의 백합은 싱싱함을 오래도록 유지하고 있었다.

이외도 방짜그릇에서는 미세한 미네날을 방출하여, 그릇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도록 하고 있어, 이 세상 어느 그릇에서도 볼 수 없는 그릇으로 판명되어 방짜그릇의 실험에 참여한 교수는 세계적인 특허를 받아 우리 그릇의 우수성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