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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도 이후 우리 茶마시기가 보편화 되면서 茶를 마시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
茶의 함유된 성분이 피부를 좋게 하고, 건강에 좋다는 연구 분석들이 나오면서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茶를 마시는 예절에 대한 논의가 茶를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차츰 대두되었다.
茶를 마시기위해서 茶구를 준비해야 하고, 茶를 대접하는 방법,
또는 차를 마시는 방법 등인데, 이를 익히기 위해 많은 시간이 따른다.

茶道!
茶禮!
이러한 말을 들을 때마다 왠지 마음속 한구석에 씁쓸함이 뜬다.
茶를 마시는데 道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茶道를 익혀야 한다.
절제된 행동과 절제된 과정 속에서 茶道를 익히기 위해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의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茶道가 있는 것처럼 엄숙함 마저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茶道라는 용어가 있었는가?
언제부터 茶道가 형성되어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내려 왔는가?
정말 모르는 일이다.

나는 1979년에 우리의 차를 처음 접했다.
이후 茶道를 배운다는 명분으로 茶道를 잘하신다는 선생님으로 지도를 받고 그 차도를 여러 학생들에게 보급을 했었다.

그러던 중 1986년 일본에 갔다가 일본 나카스시 기획실장 집에 초대를 받고 방분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전통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왔으니 茶를 대접 한다면서 안 주인이 소위 茶室이라는 곳으로 안내하고 정중하게 차를 대접했다.

그런데 茶를 대접 받는 나는 마음속에 어-
내가 배워 학생들에게 큰 소리 치며 가르치었던 예법을 이곳 일본에서 그대로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으로 받아 들였다.
내가 지금까지 한국의 茶禮를 해 온 것이 아니라 일본 茶道를 하고 있구나!
대체 그럼 한국의 茶禮는 무엇인가? 에 대한 의문과 함께 돌아와 한국문화와 일본 문화를 바교 하면서 한국에는 茶道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茶를 마시는 데 무슨 격식이 필요 했는가?
또, 茶를 마시는 그릇이 언제부터 이처럼 찻잔이라고 나와 우리의 생활에 자리 잡았나?
정말 한심스러웠다.
일본이 자랑하는 정완다완이 우리 김해지방에서 서민들의 가마에서 구어진 막사발이다.
이 막사발은 일본에서 찻잔으로 평가를 받지만 우리사회에서는 말 그대로 막사발이다.
서민들이 쓰는 막사발! 막사발에 밥을 담으면 밥사발이요. 국을 담으면 국사발이 된다.
그러다가 부딪쳐 사발이 이가 나가면 개밥그릇으로 쓰는 우리 생활이기에 茶를 마시기 위해 감상을 하고 정중하게 모셔진 장식용 사발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의 茶道가 형성 된 것은 막부시대에 국민정서를 함양시키기 위해 만들어 졌다.
서로가 죽이고 또. 죽이는 막부시대의 살벌한 분위기에서 가장 정적인 형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다가 茶道라는 형식을 빌어 마치 숨을 멈출 것 같은 정적인 요소를 다도에 적용함으로 일본 茶道가 형성이 되었다.

흔히 일본문화를 축소지향의 문화라고 한다. 우리의 가옥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앞마당과 뒷마당이 형성되어 인공적인 茶室이 필요 없다.
뒷문만 열어놓으면 집 뒤쪽의 장독대나 뒷산의 경치는 말 그대로의 茶室이다.

그러나 일본은 이러한 자연미를 인공으로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숨이 막힐 듯한 정적인 다도를 행함으로써 피비린내 나는 막부시대의 정서를 안정시켜 왔던 것이다.
이러한 茶道 문화를 활달하고 대륙적인 기질의 우리에게 그대로 적용하는데서 우리의 차 예와 일본의 茶道가 차이가 있다.

농부가 일터에 나아가 땀을 흘리고 세참으로 가져온 막걸리를 마실 때를 상상해보자.
마시는데 향과 색을 감상하고 ,음미 해가며 마시었는가?
막사발에 막걸리 한사발 떠서 새끼손가락으로 휘적휘적 저은 다음 꿀꺽꿀꺽 마시었던 것이 우리의 막걸리 마시는 방법이다. 어느 곳이 구속되어 박제된 생활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의 茶禮가 마치 중국에서 들여온 또는 일본씩 茶道가 아닌 우리의 차예로써 새롭게 이루어져야 한다.

차를 마시면서 건강을 생각하고 손쉽게 마시는 우리 풍토이기 때문이다.
기호 식품인 차를 마시므로 알코올에 찌든 술독을 해소하고, 각종 스트레스에 찌든 현대인의 건강을 지키는 것으로 족하다.

박제된 문화 보다는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막사발이 장식장을 장식하는 사발이 아니고, 생활 속에서 생활도구로써 만들어 졌듯이 말이다.
오늘도 어느 공간에서 茶는 무엇이고 茶을 마시는 道가 있다며 茶道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茶道는 우리 사회엔 전통으로 내려온 문화가 아니라, 일본 막부시대에 만들어진 일본문화라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한복 곱게 차려입고 茶道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茶禮를 바르게 익혀 봄이 어떠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