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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선조들은 배산임수의 철칙으로 집을 지었다.
집은 지형과 함께 어우러져 자연의 미를 한층 살린 것으로 위압적인 것도 아닌 순박함 마저 들게 했다.

초가집에 싸리문 그리고 싸리나무나 대나무로 담장을 치고 담장에 개구멍을 만들어 개들이 자연스럽게 드나드는 모습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마을 풍경을 볼 수 있다.

초가집이 이처럼 소박한 미를 대변 한다면 양반가의 기와집은 어떠한가?
양반가에서는 담장을 예쁘게 쌓는다. 맞담을 놓아 무늬 넣어 장식을 한다.
비록 깨어진 기와 조각을 이용하여 조촐한 무늬를 통해 아름다움을 표현 하려 하였다.
또 꽃담을 꾸미려 벽돌을 구어다 쓰기도 한다. 반반전을 사용한다.
궁전과 같이 화려하지 못해도 살림집을 멋지게 하려는 의도이다.

고려시대의 장가장(張家牆), 조선시대의 괴산에 있는 칠성고택(七星古宅)등은 현존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벽사에 무늬가 깔린다. 초복과 실상의 무늬가 간간이 구사 되었는데. 이는 탈 없이 자라나 티 없는 생애를 누리라는 기원의 무늬로 해석 된다.
출세하여 양명하고 집안을 일으켜 세우라는 기대와 함께 부귀가 주존 하기를 희구하는 간절한 마음이 투영되는 것이다.

얼핏 보아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은근히 표현한 무늬와 시설이다. 되바라지지 않아야 심명의 도움을 받는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집에 그런 기원은 가식되지 않는다. 무늬만 해도 사람들에게 내보이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이므로 잘 보이거나 돋보이게 하려는 분식은 소용없었다. 오히려 천진무구해야 감응이 있다는 경험을 위주로 삼았다.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계곡의 맑은 물소리가 들리는 정취가 풍기는 담장의 무늬이다.

우리는 어느 마을을 들어 설 때 지붕 위나 담장 위에 매달린 호박이나 박들을 볼 수 있다.
담장 너머로 힐끗 보이는 집안의 분위기는 한 폭의 풍경화를 자아낸다.

처마 밑에 매달아 놓는 곡식과 지붕 위나 담장 위에 누렇게 자란 호박 넝쿨의 모습에 자연과 함께하려는 우리 민족의 소박함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자비 하게 파괴한 환경과 그 바탕 위에 세워진 아파트 군락에서 답답함과 함께 보는 이들에게 안타까움 마저 느끼게 하는 생각과 달리 자연의 미를 함축한 우리 담장이야 말로 우리의 산하를 아름답게 수놓은 아름다움의 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