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입니다

부적은 종이위에 경면주사로 그린 그림을 말한다.
한국의 옛 여인들은 아이를 배면 원추리꽃으로 꽃 비녀를 만들어 꽂고 다녔다. 그렇게 하면 뱃속에 든 아이가 비록 계집아이일지라도 사내아이로 바뀐다고 알았다.
원추리 꽃 모양이 사내놈 고추처럼 생겼기 때문인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주력이 전파처럼 복잡하게 교감하고 있어 이를 잘 이용하면 소원이 성취되고, 또 복을 끌어들이며 불행이나 질병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러한 부적의 역사는 인류가 바위나 동굴에 주술적인 그림을 그리던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암각화가 그런 주술적인 그림이라 단정하기엔 확실치 않다.
[삼국유사] 권1 진흥왕대 기록에 비형량(鼻荊郞)이나 처용량의 도형을 문전에 붙이면 불행을 몰아오는 귀신들이 그것을 보고 도망친다고 했고, 신라 밀본법사가 신주(神呪)로써 임금님의 병을 유발한 늙은 여우를 쫓았다 해서 구한말 궁전에도 이 밀본신주부적이 붙었었다 한다.

조선후기 동학혁명 때에는 궁을부(弓乙符)를 사루어 먹으면 총과 화살을 피할 수 있다는데도 부적을 썼다.

이처럼 부적은 민간에서 널리 사용된 것이다.
이러한 부적은 사용목적과 기능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주력으로써 좋은 것을 증가시켜 이를 성취할 수 있는 부적이고,
다른 하나는 사(邪)나 액(厄)을 물리침으로써 소원을 이루는 부적이다.

그렇다면 부적이 민간인들에게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상징성은 무엇인가?
부적의 황색바탕에 붉은 색깔로 그린 것은 색채상징에 비추어 그럴듯한 일이다.

황색은 광명이며 악귀들이 가장 싫어하는 빛을 뜻한다.
부적에 일(日)과 광(光)자가 많은 것도 이에 비추어 이해할 만하다.
주색(朱色)은 중앙아시아 샤머니즘에서 특히 귀신을 내쫓는 힘을 지닌 것으로 간주된다.
적색은 피, 불 등과 대응하며 심리적으로는 생명과 감정을 상징하기도 한다. 불은 정화하는 힘을 지닌 것으로 보면 주색이 악귀를 내쫓는데 적절한 주력을 지닌 색깔임을 짐작할 수 있다.
한방에서 주사를 약재로 쓰기도 하는 데 그 까닭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부적의 모양은 그 의도를 짐작할만한 것도 상당히 있으므로 이런 것을 사람들이 머리를 써서 꾸며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자를 파자하여 부적 모양을 추상화 되면 그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듯 모를 듯 한 것이 된다.
다른 사람이 그 부적의 뜻을 알지 못하도록 일부러 꾸미는 일도 있지마는 정신을 집중하여 단숨에 그려나갈 때 그 작업은 무의식적인 것을 표상화하려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부적가운데는 무의식의 상징을 형상화 한 부적이 더러 눈에 띈다.
그 가운데에서도 생과 죽음, 그리고 초극을 상징하는 미로의 상징은 우리나라 부적상당수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고정된 채 전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