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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김치를 ‘지(漬)’라고 하였다.
지란 물에 담근다라는 것인데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서 김치무리 담그기를 ‘염지(鹽漬)’라 하는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려 말에는 저(菹)라 했고 조선초기에는 ‘딤채’라 했는데, 1518년의 <벽온방>에는 “무딤채국을 집안사람이 다 먹어라”는 말이 나오며, 1525년의 <훈몽자회>에서는 저를 ‘딤채조’라 하였다. 즉 우리 조상들은 소금에 절인 채소를 소금물을 붓거나 소금을 뿌림으로써 독자적인 국물이 많은 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것은 숙성되면서 채소 속의 수분이 빠져나오고 채소자체는 채소국물에 침지된다. 또 국물이 많은 동치미 같은 것은 채소가 국물 속에 침전되고 만다.
김치는 즉 딤채가 구개음화 법칙에서 김치로 불리게 된 것으로 본다.

김치에 대한 기록으로는 지금으로부터 2600-3000년 전에 쓰여진 중국의 최초시집 <시경>으로부터 보인다. <시경>에는 “밭두둑에 외가 열었다. 외를 깎아 저(菹)를 담자”는 구절이 있다.
<석명>에 의하면 “채소를 소금에 절여 발효를 시키면 젖산이 생성되고 이 젖산이 수금과 더불어 채소가 짓무르는 것을 막아준다”라고 하였다. 한나라 때 <주례(周禮)>에도 순무, 순채, 아욱, 미나리, 죽순, 일곱 가지 저를 만들고 관리하는 관청에 관한기록이 보인다.

이렇게 볼 때 김치는 북방민족들의 겨울을 나기위해 저장식품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북방민족들의 이동에 따라 자연스럽게 유입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김치에 관한 문헌들이 제대로 있지 않다. 특히 삼국시대의 문헌들은 없다. 그러나 일본의 <정창원문서>나 <연희식>같은 문헌에는 소금. 술지게미. 장. 초. 느릅나무껍질에 쟁인 김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 수수보리지란 김치의 기록도 있는데, 쌀가루와 소금에 채소를 재인 것이다.

500년경 중국의 식품서<제민요술>에도 많은 김치의 종류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옛 사서 <고사기>에 의하면 오진왕 때 백제사람 수수보리가 건너와서 누룩으로 술을 빚는 방법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있어 삼국시대에 김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고려 중엽에 이규보가 지은 <가포육경>이라는 시집에 우리나라문헌의 최초로 김치가 등장한다.
“무장아찌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순무 겨울 내내 반찬 되 네” 이로서 고려시대의 김치로써 무장아찌나 무를 소금 절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산촌잡영>이라하는 시에는 여귀나 마름을 섞어 소금절이를 했다는 구절로 보아 산야초를 이용한 김치를 담궜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김치는 조선시대 중엽에 고추가 수입되면서 김치의 일대 혁신을 가져온다.
기존의 김치는 소금물에 담그거나 천초, 회향 향신료를 가미한 김치였다. 1670년경의 <음식디미방>에는 동아를 절여서 담그는 소금절이 김치나 산갓을 단지에 넣고 따뜻한 물을 붓고 뜨거운 구들에 놓아 익히는 김치가 보인다. 이것은 무염침채처럼 채소자체를 소금 없이 숙성시키는 것이다.

1715년경의<산림경제>에서는 지금의 생선식해가 보이고 1766년경의 <증보산림경제>에는 김치에 고추가 도입된 것이 보이고 있다. 이후 1872년경<임원십육지> 속에는 김치의 집대성이 되었다.
김치의 종류를 엄장채. 자채. 제채. 저채로 크게 나누었다. 염장채란 소금과 술찌거미 향신료들에 채소를 쟁여서 겨울을 위하여 저장하는 것이고, 자채와 저채는 같은 종류이지만 우리나라에서 독특하게 개발한 것이다. 자는 소금과 쌀로써 발효를 시킨 것이고, 저는 젓갈. 장. 생강. 마늘. 식초 등의 짜고 시고 매운 것과 잘 조화시킨 것을 말한다. 이밖에 김치에 대한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김치와 더불어 젓갈 가종 향신료 등을 가미한 오늘날의 김치를 잘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