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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피리 불며 먹던 간식

초등학교를 시골 농촌에서 다녔던 나에게는 많은 추억이 있다.
그중 학교길가에 밭에 다자란 보리 목을 하나 타서 보리피리를 불던 어린시절!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은 시절이기에 지금 같은 군것질은 꿈조차 꾸지 못했다.

보리가 여물 무렵 보리 이삭은 누런빛을 띨 때면 친구들과 함께 보리를 한 묶음 베어 보리타작을 하고 또는 뽕나무 밭에 들어가 까맣게 읽은 오니를 정신없이 따먹던 시절!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는 농번기 방학을 주어 농촌의 일손을 돕게 했다.

단오전의 농촌은 보리 베기와 더불어 모내기에 정신이 없다.
마을 앞마당에는 보리타작을 발통기소리가 요란하고 해가 진지 오랜 들녁에는 모내기를 하는 두레패의 흥겨운 노래 소리와 모방고 소리는 철모르는 어린이들에게는 보리피리를 불며 마을 들녘을 누비곤 했다.

보리 베기 봉사를 다녀온 상급학년들의 손에는 꿩알이 들여 있었고 뒷집 아저씨는 꿩알을 많이 주어와 자랑할 때면 괜시리 시끈둥한 마음이라도 달래듯 보리피리를 불던 그때의 추억들!

이제 어릴 때 느끼었던 그런 추억은 찾아볼 수 없지만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 이삭을 바라보며 추억 속에 잠기기도 한다.
들과 산으로 뛰어놀며 자연 속에서 살면서 배고품을 달래기 위해 산열매와 오디 등을 따먹던 그 시절의 간식!
요즘 설탕으로 범벅된 과자와는 다르지만 자연이 가져다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각종 성인병들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식이요법을 병행하는 현대들에게 보리피리를 불며 산과들로 헤매며 따먹던 산열매나 뽕나무의 오디 등이 최고의 식품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보면 내가 어릴 적에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따먹던 간식거리가 최고의 식품임을 알 수 있다.

먹을 것이 풍부한 지금 누가 산이나 들에 나가 오디나 벗찌를 따 먹는 사람도 드물다.
어찌하다 민속장터에 할머니가 한주먹정도의 오니나 벗찌를 들고 나와 팔기도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농촌에서 살면서 산과들에 자란 풀이름이나 나무이름을 알고 자연의 질서를 자연스럽게 깨우쳤다.
자연과 함께 자연을 배우고 자연이 주는 혜택을 마음껏 누리었던 그때의 그 시절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