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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부 아내

7월17일 오전 서울을 향하는 자동차에서 양 희은 송승환이 진행하는 엠비시 아침 싸롱을 듣고 있었다.
아침 싸롱에서 전해지는 감동의 글들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는데 오늘은 “대장부 아내”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노 찬희씨가 보낸 글이다.

저는 조그만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입니다.
어느 회사원들이 그렇듯이 많은 봉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항상 가전에서는 쪼들리는 생활을 합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학원비와 생활비 그리고 가끔씩 지출되는 애경사비는 쪼들리는 생활을 더욱 쪼들리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정에서 살림만 하던 아내가 당신이 벌어 오는 돈으로는 생활이 어려우니 나도 밖에 나가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나는 내가 벌어 오는 돈으로는 우리가족이 생활조차 힘들다고 생각 했지만 막상 아내가 밖에 나가 돈을 벌겠다고 하니 남편으로써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지만 집안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는 터라 허락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후 아내는 어딘지 모르지만 밖으로 돈을 벌기 위해 나갔고 저녁 늦게 들어와 집안일을 정리하고 금세 골아 떨어지기도 합니다.

어떤 때에는 코를 골면서까지 잠을 자는 아내를 볼 때 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나의 존재를 다시금 생각게 합니다. 어느새 거칠어진 아내의 손! 지쳐 쓰러져 잠을 자는 모습에서 내 스스로 반문하기도 합니다. 남편으로써의 나의 자질을 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여보 당신 어제 밤 코를 골면서 자던데! 피곤하면 쉬면서 해! 그래요 내가 피곤했는가 보죠! 그렇지만 남의 일을 하는 사람이 피곤하지 않은 사람의 어디 있어요. 괜찮아요.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다며 출근하는 아내를 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로부터 내 아내가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우연히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에 갔다가 내 아내가 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잡일이라고는 한번도 하지 않은 사람이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고 있다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했습니다. 그날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식당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으니 아내는 여보!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거야! 내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내 스스로 땀 흘려 일하는데 무엇이 두러워! 괜찮아 오히려 떳떳하잖아! 하면서 웃음으로 대답하는 겁니다.

점점 늙어가는 아내의 피부! 화장기 없는 아내를 보면서 나는 남편으로써 책임감이 한없이 무거움을 느끼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로부터 회사로 전화가 거려 왔습니다. 오늘 꼭 일찍 집에 들어와요! 지금까지 한번도 일찍 들어오라고 하지 않던 아내로부터 일직 들어오라는 말에 저는 술친구들을 뿌리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는 부엌에서 열심히 음식을 장만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궁금해 하는 나에게 조금 있으면 알거라며 하면서 좀처럼 알려 주지 않고 준비한 음식을 싸서 차에 싫고 어디로가 가자는 것입니다. 한참을 가다가 다다른 곳을 다름 아닌 1년 전에 세상을 떠난 나의 둘도 없는 친구 집이었습니다.

세상을 등지기전 친구는 나의 손을 잡으면서 무엇인가를 부탁하려는 눈망울로 쳐 다고 있었었습니다. 그런 친구를 보면서 나는 “걱정 마 내가 네 아내와 아들딸을 잘 돌봐 줄게” 부디 마음 편히 가라고 하늘나라로 보낸 친구 이었습니다. 그런 친구와의 약속은 생각조차 잃은 체 나는 나의 생활에 쫓겨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친구 아내로부터 고맙다는 말과 함께 한달에 한번씩 보내주는 생활비로 어려움 없이 살고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친구와의 약속조차 잃고 살아온 나에게 아내는 나를 대신하여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면서 벌어온 돈의 절반을 친구 아내에게 생활비로 부쳤던 것이었습니다.
남편과 친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 내 아내는 대장부 아내입니다.
라는 내용이었다.

이 사연을 들으면서 가슴속에 벅찬 감동을 받았다.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자신의 처지를 돌파하려는 신세대 부부들의 사회현상!
돈으로 만나부부는 돈이 떨어지면 갈라서는 오늘의 현실에서 남편과 남편친구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킨 노 찬희씨의 아내!
그리고 남편의 친구의 제를 지내기 위해 음식을 장만한 그녀의 마음 씀씀이는 바로 불보살행이기 때문이다.

세상 어디인가는 노찬희 씨의 아내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 살맛나는 것이다.
대장부 아내! 정말 붙여주고 싶은 말이다.